FT "시진핑 시대 강경발언 예사롭지 않다"
중국에서 최근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영유권 분쟁 등과 관련해 ‘전쟁 불사’등 강경발언이 쏟아져 나오면서 세계 각국의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지난 수년간 중국 인민해방군과 같이 일해왔던 서구권 국가 장교들은 중국이 군대 현대화와 전략적 목표 등에 대해 보다 투명하고 온건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중국은 현재 직설적으로 전쟁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쉬치량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은 지난 주말 칭다오와 뤄양 등의 해군 기지를 방문해 “전쟁에 이기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수개월간 공산당과 군 지도부, 관영 매체 등에서 ‘전쟁’이라는 단어가 ‘평화’를 대체해 자주 거론되고 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 2002년 집권한 이후 10년간 중국은 전략적으로 ‘평화적 발전’을 강조해왔으며 강경한 수사를 자제해왔다.
심지어 량광례 중국 국방부장은 지난 2010년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갈등이 고조됐을 때에도 “중국은 절대 다른 국가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진핑 신임 당 총서기가 오는 3월 후진타오의 뒤를 이어 국가 주석에 오르는 등 시진핑 시대가 본격 개막하는 이 시기에 강경 발언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예사롭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시진핑 총서기는 지난달 중순 광둥성 방문 기간 군부대를 시찰하면서 “싸우면 이길 수 있는 강한 군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대가 전쟁 대비 능력을 갖춰야 하는 것은 당연한 임무이나 시진핑의 최근 발언은 민족주의를 부추길 수 있는 수사들로 채워져 있다고 FT는 전했다.
시진핑 총서기는 취임 후 종종 ‘중화민족의 부흥’을 역설해왔다.
지난달 시 총서기는 한 연설에서 “현대화에 착수한 이후 중화민족의 부흥을 실현하는 것은 중국의 가장 위대한 꿈이었다”며 “강한 군대를 보유하는 것도 우리의 꿈”이라고 말했다.
시 총서기의 최근 발언은 민족적 자부심을 강조해 중국의 경제와 환경 등 여러 문제에 대한 해법을 놓고 대립과 분열 양상을 보이는 내부 사정을 완화하기 위한 의도라고 FT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강경하고 민족주의적인 태도는 오랜 기간 ‘중국 위협론’을 불식시키려던 노력을 허사로 돌릴 것이라고 FT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