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10시 전력거래소 5층 비상상황대책실. 전력거래소 조동만 상황실장(중앙전력관제센터장)이 ‘정전위기 대응훈련’의 일환으로 전력수급 경보 ‘경계’(예비전력 200만kW 미만) 단계를 발령하자 상황실이 분주해졌다.
곧바로 실제 에너지관리공단을 통한 공공기관 의무절전이 시행됐다. 이 경우 전국의 1만여개 공공기관은 반드시 필요 전원을 제외한 모든 전원을 차단하게 돼 있다.
석탄화력발전소의 최대출력(MGR) 운전도 실제 진행됐다. 이날 훈련에서 관제부장 역할을 정창현 차장은 “석탄화력발전 MGR 운전 결과 총 47대로 약 30만kW 공급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전 10시6분 예비전력이 100만kW까지 저하되면서 상황이 심각해졌다. 이에 조동만 상황실장은 “심각단계에 대비해 긴급부하조정 시행을 준비하라”고 관제부에 통보했다. 곧바로 양수발전소 문제로 40만kW의 공급이 줄어드는 상황이 부여되자 예비전력은 60만kW까지 곤두박질쳤다.
오전 10시10분 전력비상경보 마지막 단계인 ‘심각’(100만kW 미만)단계가 발령됐다. 상황실엔 곧바로 사이렌 소리가 울렸다. 상황실 내부의 분위기도 점차 굳어갔다. 긴급부하조정 100만kW 시행이 즉시 한전의 각 지역본부로 통보됐다.
1차 긴급부하조정이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오전 10시16분, 전력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자 상황실은 50만kW의 2차 부하조정 시행을 관제부에 지시했다. 총 150만kW의 긴급부하조정이 시행, 사실상 고비를 넘기면서 상황실엔 안도의 한숨이 터져 나왔다. 이어 오전 10시20분 훈련 상황 해제가 전 직원, 전력그룹사에 통보됐다.
훈련이 끝난 후 지식경제부 이관섭 에너지자원실장은 “이번 훈련에서 약 770만kW의 전력 절감을 실현했다”면서 “이는 지난 여름 훈련 때 절감한 550만kW보다 220만kW나 더 많은 규모”라고 밝혔다. 이는 100만kW급 원전 약 8기에 해당하는 양이다.
지경부에 따르면 이날 훈련으로 산업체가 421만kW, 상가·사무실이 208만kW, 가정이 34만kW의 전력을 감축한 것으로 파악된다. 산업체는 주로 조업조정과 난방중단을 실시하고 상가·사무실은 조명소등, 엘리베이터 운행중단을, 가정은 소등과 가전기기 사용중단 등의 방식으로 참여했다.
실제 이날 현대모비스는 지게차 충전과 제품 출하를 일시 중단했고 한국GM도 비공정 건조기와 차량 충전을 중지했다. 롯데마트 역시 103개 전점에 대해 조명 70%를 소등하고 공조기와 난방기 전체를 중단시켰다.
지경부 관계자는 “특히 이번 훈련에선 상가, 사무실, 가정의 참여가 대폭 증가해 전력수급 위기상황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높아졌다고 해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