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수익성 악화로 투자여력 상실” 반발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 가입비 폐지를 추진한다. 이에 대해 이동통신업계는 수익성 악화로 투자여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0일 방통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16일로 예정된 방통위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동통신 가입비 폐지 등 가계 통신비 인하방안 내용을 포함시킬 예정이다.
현재 이동통신 3사의 가입비(부가세 포함)는 SK텔레콤이 3만9600원로 가장 비싸고 LG유플러스 3만3000원, KT 2만4000원 등의 순이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ICT 전담부처 신설에 관계없이 새 정부들어 통신정책을 담당하는 수장의 가장 큰 역할은 일자리 창출과 통신비 인하를 위한 방안 마련이라는 두 가지 미션을 실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이통 3사와 협의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동통신업계는 가입비가 폐지되면 수익성이 악화돼 투자여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은 신규 또는 번호이동을 할 경우 해당 통신사에 가입비를 내게 된다. 이통 3사의 평균 가입비를 3만2000원으로 추산했을 때 연간 신규 및 번호이동 규모가 1000만명(업계 추정치)에 이르기 때문에 약 3200억원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2011년 4분기에 기본료 1000원을 인하했을 때에도 이통 3사는 5500억원의 수익성이 악화돼 2012년 1분기에 영업실적이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비가 전체 가계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통신비 인하요구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기본료 인하에 이어 가입비마저 폐지될 경우 투자여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방통위는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방통위 한 고위 관계자는 “기본료 1000원을 인하했을 때에도 이동통신사들이 수익성 악화로 인한 투자여력이 상실된다고 했지만 최근 보조금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는 것을 보면 엄살을 부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가입비 폐지를 인수위에서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다른 방안을 통해 통신비 경감을 위한 방안이 새 정부에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는 이외에도 ICT(정보통신기술) 산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방안과 보급형 스마트폰 생산 확대, 망중립성 정책 추진, 공공 와이파이존 확대 등의 내용을 업무보고 내용에 포함시킬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