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업중 0.04%불구 수출액 15% … 성장 키워드로
‘0.04%에 신성장동력이 있다’.
전체 기업 중 0.04%에 불과한 중견기업이 한국경제 성장 키워드로 부상했다. 대기업-중소기업으로 양극화 된 국내 산업구조에서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있고, 고용창출과 수출 등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게 크기 때문이다.
국내 중견기업 수는 1422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중견기업의 고용인원은 전체 기업의 7.7%를 차지하는 82만4000명. 매출액은 373조원에 이른다. 수출규모는 819억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14.6%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우리 경제의 튼튼한 허리인 중견기업이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의 메시지를 전할 만큼, 우리나라 경제구조에서 중견기업의 역할은 크게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중견기업 영향력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과 달리, ‘현실’ 속 위치는 애매하다는 것이 문제다. 중견기업이란 개념이 아직 불명확한 탓에 각종 규제와 지원 속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넘나드는 아슬아슬한 외줄타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식경제부가 중견기업국을 신설하며 ‘월드클래스 300 프로젝트’ 등 정책적인 중견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질적인 결과물을 도출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에 다수의 전문가들은 개별 중견기업들을 위한 ‘맞춤형 중견기업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 당선인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을 거쳐 대기업으로 커나가는 기회의 사다리가 끊어졌다”며 중소기업에서 대기업까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도 각 기업군들이 필요한 지원책들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중소기업을 졸업한 기업들이 중견기업 진입을 꺼리는 ‘피터팬 증후군’ 현상을 보이는 것도 각종 규제들이 경영활동에 불리하게 작용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독일의 히든챔피언 육성은 중견기업 성장의 롤 모델로 지목되고 있다. 독일 경제를 선도하고 있는 히든챔피언은 1350개사에 이른다. 히든챔피언은 중견기업은 ‘국가의 허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유사점이 많다. 독일의 경우 히든챔피언 육성을 위해 정부 뿐 아니라 ‘산-학-연’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기업들의 창업이나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해주고, 산-학-연은 연구가 필요한 중소기업과 히든챔피언 지원에 적극 공조하고 있다. 세계를 주름 잡는 ‘한국형 히든챔피언’을 위해서는 이 처럼 현실적이고도 구체적 방안들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병기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견기업은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에 비해 R&D 투자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R&D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술평가 인프라 선진화와 다양한 기술금융 선행 개발을 통해 기술금융의 활성화를 만들어 중견기업 혁신을 위한 다양한 자금조달 경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