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개탁(擧世皆濁). 문인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다. 온 세상이 모두 탁해 지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바르지 않아 홀로 깨어있기 힘들다는 뜻을 담고 있다.
임진년 시계바늘은 유럽발 재정위기 심화, 런던올림픽 세계 5위 쾌거, 이명박 대통령 측근비리,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 박근혜 대통령 당선 등 모든 희로애락을 안고 대망의 카운트다운에 접어들었다.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웠던 2012년, 올 한해 누리꾼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화제의 말을 되짚어본다.
△“이맹희씨는 감히 나보고 건희, 건희할 상대가 아니다. 바로 내 얼굴을 못 보던 양반이다.”(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4월24일 출근길에 상속재산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한 맏형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에 대해)
△“한국 경제는 겉으로 시장경제를 유지하면서도 안은 빨간 수박 경제다.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에도 없는 정책을 펴고 있다. 대형마트는 대로에만 들어갔지, 골목에는 들어가지 않았다.”(이승한 홈플러스 회장, 2월27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노키아만 주목하며 폴더나 슬라이드폰을 만드는 데만 주력해왔는데 예상치 못한 경쟁상대인 애플을 만났다. 사용자 경험(UX) 측면에서 아이폰과 (옴니아폰을)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디자인의 위기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8월6일 애플과 벌이는 미국 소송 과정에서 공개된 2년 전 삼성전자 내부 전자우편에서 디자인의 위기를 거론하며)
△“임기내 주가지수 3000 시대를 열겠다.”(박근혜 당선인, 대선 하루전인 18일, 한국거래소에 방문해서)
△“유럽위기 대공황 이후 최대 충격.”(김석동 금융위원장, 6월4일 금융위 간부회의에 참석해서)
△“야근은 축복이다.”(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9월 14일 출입기자단 워크숍에서 일 습관에 대해 역설했으나 이후 국정감사에서까지 비판을 받는 등 여파가 커짐)
△“우리 경제는 상저하고(上低下高)가 아닌 점저(漸低)의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강만수 산은금융그룹 회장, 6월5일 기자간담회에서)
△“대부업 80%가 2030이다.” (양석승 대부금융협회장, 4월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용자의 대부분이 20, 30대의 젊은 층이라며)
△“아이폰이 왜 못 들어왔는지 아십니까?”(이석채 KT 회장, 9월11일 ‘ICT 대연합’ 출범식에서 접시 없는 위성방송에 대한 규제가 지나치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