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1개월 앞] 2024 파리올림픽의 경제학

입력 2024-06-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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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제대로 치뤄지는 올림픽
관람객 최대 310만 명 기대
“지출 1유로당 3유로 경제 효과”
흑자 달성 여부 주목

2024 프랑스 파리 하계올림픽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내달 26일(현지시간) 개막식을 시작으로 206개국 1만500명의 선수단이 32개 종목 329경기에 나선다. 바로 직전 2020 도쿄올림픽 대부분은 무관중으로 열렸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는 사이,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가 주춤했던 것. 이에 반해 올해 행사는 2016년 브라질 리우올림픽 이후 8년 만에 외연을 제대로 갖춘 올림픽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림픽 개최를 위한 70억 유로(약 10조4000억 원) 대부분은 미디어 판권과 기업 후원, 티켓 판매 수입으로 충당한다. 여기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현금 및 서비스로 기부한 15억9000만 유로가 포함된다.

파리올림픽 주최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올림픽을 위한 지출 1유로당 3유로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초기 인프라 투자 비용 줄이고 탄소 감축

올림픽 준비 단계에서부터 예산 절약에 초점을 맞췄다. 경기장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했던 과거와 달랐다. 종목별로 전문 경기장을 구축하는 한편, 일부는 현재 경기장 또는 파리 곳곳에 퍼진 도심 인프라를 활용한다.

파리 도심을 흐르는 센강 야외 수상 개막식을 열고, 이곳에서 수영 경기도 연다. 이처럼 들어간 돈이 적으니 남은 게 더 많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팽배하다.

초기 투자를 크게 줄인 올림픽은 IOC가 내세운 전략적 로드맵과 일맥 한다. IOC는 사회적·환경적·경제적 책임을 지는 대회를 계획했다. 전 세계적 과제인 탄소 감축의 의미도 포함한다. 파리는 이런 로드맵이 설정된 이후 첫 올림픽 개최국인 셈이다.

막대한 경제적 효과도 기대된다. 주최 측은 올림픽 티켓을 쥔 관람객만 해도 230만~310만 명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OC와 프랑스 리모주대학 분석 등에 따르면 이변이 없는 한 2024년 파리 올림픽은 흑자를 낼 확률이 높다. 적게는 67억 유로, 많으면 111억 유로(약 16조5000억 원)의 경제적 순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3차례 올림픽에서 흑자는 단 3차례

반면 일각에서는 부정적 견해도 뒤따른다. 일부 경기는 도심에서 열리는 만큼, 입장권 수입을 포기해야 한다. 이 때문에 수익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도 맞서고 있다.

나아가 올림픽 자체가 돈을 벌기 어려운 구조라는 게 유럽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을 시작으로 2016년 리우(브라질) 올림픽까지 14번의 올림픽이 열렸는데 흑자를 기록한 올림픽은 고작 3차례에 불과했다.

1988 서울올림픽은 초기 인프라 투자를 고려하면 2800만 달러의 적자를 낸 것으로 IOC는 보고 있다. 물론 올림픽 흑자와 적자는 어느 기준에 맞추느냐, 무형의 가치를 얼마나 책정하느냐에 따라 결괏값이 달라지기도 한다.

유로뉴스는 로잔대학의 마틴 뮐러 교수의 발언을 이용해 “많은 개최국이 이벤트 이후 제한된 용도로 사용되는 경기장에 많은 돈을 지출하기 때문에 올림픽 대부분이 적자”라고 지적했다.

뮐러 교수는 “초기 지출을 과소평가하고, 행사를 통해 얻은 이익은 거꾸로 과도하게 산정하는 게 문제”라며 “대부분의 올림픽 개최 도시가 실질적인 손익분기점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올림픽을 유치하는 단계에서도 천문학적 금액이 필요하다. 하지만 올림픽 이후 계산기를 두드릴 때 이 부분을 제외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실제로 일본 도쿄는 2016년 올림픽 유치에 실패했었다. 미국 외교 분야 두뇌집단인 외교협회(CFR) 자료를 보면 당시 유치를 위해 일본 정부가 지출한 금액이 1억5000만 달러(약 2100억 원)에 달했다. 결국, 2016년 행사 유치에 실패하고 2020 올림픽 유치에는 성공했다. 이때는 절반 정도의 지출로도 유치를 일궈냈다. 4년 전에 투입된 예산 덕이었다.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이후 흑자를 낸 곳은 미국 2곳과 호주 1곳이 전부다. 특히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이 달성한 900만 달러 흑자는 꽤 이례적이었다. 당시 LA가 유일한 후보여서 단독 후보로서 입김이 컸던 것이 주원인이다. IOC 역시 무리한 경기장 건축 등의 조건을 내걸지 않았다. 돈을 적게 쓰고 올림픽을 개최한 셈이다.

우리 정부·재계도 파리 특수 겨냥

먼 나라 프랑스에서 열리는 올림픽이지만 우리 정부와 재계도 팔을 걷었다. 삼성전자는 올림픽 직전, 프랑스 파리에서 갤럭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준비 중이다. 양궁을 후원하는 현대차와 펜싱에 애정이 많은 SK그룹 사정도 유사하다.

정부도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가 파리 올림픽 특수에 맞춰 우리 기업이 수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미 4월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프랑스 현지에서 국내 기업들과 만나 수출 확대방안을 논의했다.

파리에 진출한 국내 기업인과 파리 올림픽에 대응해 기업별 마케팅 전략과 기관별 수출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통상교섭본부장이 직접 프랑스 최대 가전유통매장을 직접 방문, 우리 기업의 진출 현황도 살펴봤다.

NXP와 르노 등 프랑스의 주요 기업과 면담도 진행해 협력 증진을 논의했다. 각각 차량용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 전기차 생산시설 등의 투자도 요청하기도 했다.

정인교 본부장은 “올림픽은 한국의 기업과 브랜드를 확실히 노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K-가전의 경쟁력이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또 한 번 전 세계에 인정받길 바란다”며 “가전, 자동차, 화장품, 식품 등 우리 프리미엄 소비재 품목의 글로벌 시장진출 확대를 위해 민관 원팀으로 총력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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