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원고엔저에 '비상'
원ㆍ엔 환율 하락세가 이어져 세계 주요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국내 자동차 산업에 비상이 걸렸다.
16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최근 엔화 약세와 자동차산업 영향' 보고서에서 원ㆍ100엔 환율이 10% 하락하면 한국 자동차 수출액이 12% 가량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를 쓴 최윤식 연구위원 등은 "2001년 1월~2012년 10월을 분석 대상 기간으로 설정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를 세계 경기의 대리변수로 사용해 분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자동차 수출액 453억달러를 기준으로 환율이 10% 떨어지면 연간 수출액이 54억달러 이상 줄어드는 셈이다.
원·엔 환율은 올 1월 2일 100엔당 1501.6원이었으나 이달 13일에는 20개월 만에 처음으로 1300원 밑으로 떨어졌다.
연구소는 금융위기를 지나 2009년 이후를 분석 기간으로 잡으면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져 원ㆍ100엔 환율 10% 하락 시 자동차 수출액은 15% 감소한다고 추정했다.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 일본 차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만큼 일본 업체와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자동차 산업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현대ㆍ기아차 올 1~11월 판매에서 해외 판매 비중은 84%에 달한다.
또 현대ㆍ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 업체는 도요타·혼다 등 일본 업체와 미국ㆍ유럽ㆍ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보고서도 한일간 수출 경합도(2010년 기준)는 0.625로, 전체 산업 평균 0.394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일본 업체들은 작년 대지진에 따른 판매 부진을 극복했으며 특히 도요타는 글로벌 시장에서 정상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도요타는 올 1~10월 817만6천대를 판매해 768만4천대를 판매한 GM과 750만대의 폴크스바겐을 제쳤다.
내년에도 일본 업체들은 신차 출시, 가격 할인 등 총 공세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소는 "역사적 추세와 경제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엔화 약세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점치면서 "그동안 국내 산업이 누려온 원화 약세에 따른 가격 경쟁력이 사라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비(非)가격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