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9월말 이후 3개월만에 2000선을 회복했다.
쿼드러플 위칭데이(12월의 계절성)를 맞아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에 의존한 일시적인 상승세로 볼 수도 있지만, 외국인의 강력한 비차익 매수가 대부분의 프로그램 매수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수급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전날 외국인이 11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면서 코스피에서 외국인의 시가총액 비중은 34%까지 올라왔다.
기관 수급은 펀드 환매의 벽에 막혀있어 당분간 외국인이 수급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외국인이 한국 시장에 우호적인 것은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과 되살아나고 있는 위험자산 선호, 한국의 안정적인 기업 이익과 상대적인 밸류에이션 매력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원화 강세로 인한 환차익 가능성 역시 한국 시장에 투자할 유인을 제공한다. 12일 FOMC에서 발표된 추가 자산매입 계획은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의 구도를 지속시키는 요인이다.
실제 6개 이머징 마켓을 비교한 결과, 12월 들어 자국 통화의 강세가 가장 두드러진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 주식 순매수 금액이 전월대비 가장 크게 증가했다.
다만, 코스피지수 2000선이 얼마나 유지될지가 관건이다. 최근 한 달여 간 증시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그동안 부진했던 정유·건설·조선 등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종목도 올랐다. 이 때문에 업황이 개선되는 신호가 나오지 않으면 투자심리가 다시 위축될 수 있다.
또한 미국의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14일(현지 시각)은 미국 의회 폐회일이다. 이날까지 미국 정치권은 재정 감축안과 증세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 금융시장도 단기적으로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