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무제한 양적완화로 연준(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증대 규모가 가팔라지면 금 가격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4일 이윤교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금, 은 가격을 결정하는 변수는 수급, 투기수요, 매크로 환경 변화 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현재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두 가지”라며 “우선 금 가격에 있어 가장 큰 변수는 연준의 3차 양적완화(QE3)규모”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연준은 지난 9월 12일 QE3 실시를 발표했는데, 연준의 발표 이후 연준의 자산은 이전대비 1% 늘어났다”며 “이는 약 276억 달러인데 이처럼 소폭 증가한 것을 미국 대선과 총선에 뒤이어 재정절벽 합의 문제까지 이슈화 되면서 실질적으로 연준의 통화정책의 실행이 지연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2기가 시작됨에 따라 연준의 통화정책 중단에 대한 우려는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향후 무제한 양적완화로 연준 자산 증대 규모가 가팔라지면 금 가격도 같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2009년 QE1을 시작으로 연준의 총 자산은 50% 가량 증가했는데 금 가격은 연준의 총자산 증가 흐름과 유사한 궤도를 보이며 상승하고 있다. QE1과 QE2 시행 시기에 금 가격은 각각 17.7%, 6.1% 상승하는데 그쳤지만 QE3가 본격화되면 금 가격 상승폭이 이전보다 가팔라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이머징 국가의 금 수요 증가와 관련이 있다. 이 연구원은 “이머징 국가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은 지난 2년간 크게 상승했다”며 “이머징 국가들의 금 수요 증가 원인은 양적완화 실시로 인해 미 국채의 발행금액이 늘어나면서 자국이 보유한 미 국채의 가치하락에 대한 우려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이머징 국가의 미 국채보유액, 외환보유고, 금 보유액의 흐름을 보면, 미 국채·외환보유고는 정체돼 있는 반면 금 보유액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따라서 향후 QE3가 본격화 되면 금 수요 증가와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은 가격에 영향을 주는 것은 매장량과 태양광 산업의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금과 은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은은 위험회피 목적보다 산업용으로 많이 쓰인다”며 “이는 매장량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인데 지난해 기준 전세계 금 매장량은 은의 10분의1 수준에 불과해 희소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은 수요의 47%가 산업재로 사용되고 있는데 최대 소비국 중 하나인 중국의 산업용 은 수요는 줄어들고 있다”며 “중국이 수입하는 산업용 은의 대부분은 가전제품이나 태양광 산업에 사용되는데 올해 들어 중국 태양광 산업이 부진한 업황을 보이면서 은의 수요 역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은 가격 변수의 핵심은 중국 산업의 회복 여부, 특히 태양광 산업의 흐름이 중요한데 최근 주재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의 급락, 미국의 중국산 폴리실리콘 반덤핑 규제 등으로 내년에도 업황의 반등이 빠르게 이뤄지기는 힘든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향후 금 가격은 상승세가 지속되고 은 가격은 하락 또는 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며 “귀금속 투자에 있어 금 ‘매수’, 은 ‘매도’ 전략을 추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