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불황 속 꾸준한 투자로 결실
최근 모비스의 해외 완성차 업체로의 수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09년, 리먼쇼크 여파 속에서 완성차 메이커는 몸집을 줄이기에 급급했다. 모비스는 그 가운데 5억5000만 달러 수출을 기록했다. 이듬해인 2010년 11억7000만 달러, 지난해에는 총 18억2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급성장 중이다.
◇현대차 울타리 넘어 글로벌 공략 = 모비스의 급성장에는 현대기아차의 약진이 뒷받침됐다. 글로벌 시장에서 명실상부한 ‘톱5’에 올라선 현대기아차는 철저한 감성 품질과 내구성, 뛰어난 조립품질 등을 앞세웠다. 이같은 감성 품질에는 모비스의 모듈을 비롯한 핵심 부품이 곳곳에 녹아들어 있다. 현대기아차를 통해 품질을 입증받으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모비스에 관심을 갖는 자동차 제조사도 속속 늘어났다.
본격적인 영토 확장의 시작은 미국이다. 일찌감치 2006년부터 미국 빅3 가운데 하나인 크라이슬러에 새시모듈(랭글러 JK)을 공급했다. 탄탄한 내구성을 인정받은 모비스 모듈은 곧바로 지프의 최고급 모델인 그랜드 체로키로 영역을 넓혔다. 이어 닷지 브랜드의 ‘듀랑고’의 앞뒤 새시 공급에 나섰다.
미국에서 인정받은 내구성은 유럽 제조사의 구애로 이어졌다. 2009년 말 독일 명차 메르세데스-벤츠에 ‘IBS(Intelligent Battery Sensor)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IBS는 배터리의 방전을 사전에 체크하고 예방하는 역할을 하는 장치다. 현재 벤츠 모든 차종(S-클래스)에 IBS를 공급하고 있다.
1970년대 현대차에게 초기 자동차 기술을 전수해준 일본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모비스는 지난해부터 일본 미쓰비시에 헤드램프를, 스바루에는 리어램프를 공급하고 있다. 수주 금액만 2억3300만 달러. 그러나 수주 금액보다는 까다롭기로 이름난 일본 완성차 업계 공략에 성공한 것이 더 큰 의미가 있다.
지난해 봄에는 독일 뮌헨에 위치한 BMW그룹 기술연구소에서 이곳의 구매담당 중역과 구매·기술개발 인력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모비스 테크 페어를 개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연말에는 일본 스바루와 마쓰다를 대상으로 기술전시회도 이어갔다.
동반성장에도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올 2월에는 미국 크라이슬러를 대상으로 모비스뿐 아니라 협력사까지 확대한 부품전시회를 열었다. 6월에는 일본 스즈키 본사를 방문해 차의 4방향을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는 AVM(어라운드 뷰 모니터)과 친환경 부품 등을 전시했다. 이와 함께 8월에는 스즈키를 찾아 ESC, 스마트 부스터,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 등의 제동기술 설명회를 갖기도 했다.
◇미국과 일본에 이어 유럽 공략 집중 = 미국과 일본에서 성능과 내구성, 품질을 인정받은 모비스는 본격적인 유럽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9월에는 프랑스 르노의 요청으로 현지에서 기술전시회를 개최했다. 유럽은 다임러를 시작으로 폭스바겐, BMW 등과 파트너십을 맺어왔지만 르노와 인연을 맺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르노기술연구소에서 개최된 이 전시회에서 현대모비스는 기아차 ‘K9’에 적용한 첨단기술을 비롯, 제동장치· 램프·안전시스템·멀티 및 메카제품 등 총 57개 품목에 이르는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현대모비스는 제조사 신규 개척과 더불어 북미의 GM·크라이슬러, 유럽의 BMW·폭스바겐·벤츠, 일본의 미쓰비시·스바루 등 기존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의 부품 수주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또 최근에는 수출지역의 선진 시장 일변도에서 벗어나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모비스 해외사업본부장 이준형 부사장은 “최근 북미와 유럽지역 선진 완성차 제조사의 핵심부품 수출 확대를 통해 전체 매출 중 부품 수출 비중을 10% 가량으로 확대했다”며 “앞으로 선진 시장은 물론 신흥 시장까지 아우르는 고객 다변화 전략으로 2020년에는 20%까지 비중을 확대해 글로벌 자동차부품 업계 ‘톱5’ 달성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