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럴시티 인수해 롯데의 강남 원천 차단에 나서
신세계 10개 점포 중 매출 1위로 신세계의 상징과도 같은 강남점을 뺏길 수 없다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으름장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신세계의 센트럴시티 임대료는 매출의 3% 가량이지만 롯데가 3.5%까지 베팅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당연히 정 부회장으로서는 한 발 빨리 움직여야만 했다. 결국 신세계는 말레이시아 소재 투자목적회사 4개사로부터 센트럴시티 지분 60.02%를 1조250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매장을 확대하고 매출 1위인 롯데백화점 본점을 제치고 백화점 1위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신세계 매출 3위인 인천점을 뺏긴데에 대한 정 부회장의 자존심 섞인 설욕전이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27일 8791억원을 주고 인천종합터미널 일대 땅 7만7815㎡(약 2만3000평)와 연면적 16만1750㎡(약 4만8900평, 백화점과 터미널 포함) 건물을 사기로 인천시와 투자 약정을 체결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는 인천시를 상대로 자사 백화점 건물 처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지만 기각 당해 2017년 이후 인천점은 롯데로 간판을 바꾸게될 가능성이 높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자존심 싸움은 지난 2004년 부산 센텀시티 부지 입찰에서 롯데가 신세계 측에 허를 찔리면서 시작됐다. 정 부회장은 입찰 승리를 바탕으로 2009년 초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롯데백화점과 불과 5m 떨어진 거리에 신세계백화점을 오픈해 신 회장의 텃밭을 정면으로 공격했다.
2007년에는 롯데가 먼저 임대차 계약을 맺고 부지 매입 협상을 벌이던 경기 파주 아울렛 부지를 신세계가 사들이면서 정 부회장이 반격을 가했다. 당시 신 회장은 담당 임원을 문책하는 등 크게 진노한 것으로 알려졌고, 롯데는 상도의를 어겼다며 신세계를 공개 비난하기도 했다. 급기야 땅 소유주와 소송을 벌였으나 롯데는 패했다.
지난해 3월 신세계는 해당 부지에 첼시프리미엄 아울렛을 개장했지만 신 회장은 신세계 아울렛 인근 파주출판단지 2단계 사업지의 부지에 지난해 12월 롯데프리미엄 아울렛을 냈다. 두 아울렛은 불과 5.8km 떨어져 있다.
롯데쇼핑은 7월 하이마트를 인수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절차와 31일 주주총회를 통해 하이마트를 롯데 계열사로 품게됐다. 국내 매출 기준 지난해 롯데마트가 6조9000억원, 하이마트는 3조4100억원을 기록해 두 회사의 매출을 합하면 10조원을 훌쩍 넘겨 13조8000억원의 이마트를 위협하게 됐다. 정 부회장은 전자랜드 인수를 포기한 것이 뼈아픈 실책으로 남게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롯데그룹 내부에서 센트럴시티까지 인수할 것이란 의견이 팽배했지만 신세계의 발빠른 조치로 양측은 이제 ‘장군멍군’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