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가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만기가 없는 영구채(영구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이로 인해 올 연말부터 단계적으로 도래할 채무상환에 대한 부담도 크게 덜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KDB산업은행은 7일 두산인프라코어가 5억달러(약 5552억원) 규모의 풋옵션 조건부 영구채를 발행해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했다고 밝혔다. 발행 금리는 당초 목표(3.5%)보다 낮은 3.328% 수준이다.
영구채지만 만기는 30년으로 한정돼 있다. 그러나 발행사인 두산인프라코어가 이를 임의로 연장할 수 있어 실제로는 만기가 없는 셈이나 마찬가지다.
대신 투자자는 발행 5년 뒤 두산인프라코어가 환매하지 않으면 풋옵션(매입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때 신용공여 은행인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이 채권 매입을 책임지게 된다.
영구채 발행으로 두산인프라코어는 2007년 북미기반인 중장비업체 ‘밥캣’을 인수하면서 조달한 8억달러를 상환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영구채가 국제회계기준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부채비율 하락과 지배구조 변동이 없는 자본확충을 동시에 꾀할 수 있게 됐다.
두산그룹 박용만 회장은“저성장 기조에 맞춰 영구채를 발행하게 됐다”며 “재무혁신이란 새로운 도전을 해야 기업경영도 발전할 수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