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랠리 속 4년간 설정액 5조9천억 증가…주식형에선 성장·가치·그룹주 상위 포진
리먼브라더스 파산은 투자자들의 펀드 포트폴리오에도 큰 변화를 안겨줬다. 주식형펀드만 고집하던 투자자들은 가치주, 자산배분 등 다양한 유형에 눈을 돌리며 변동성 관리에 나섰고 적립식, 월지급식 등을 통해 시간분산에 힘쓰기 시작했다.
설정액이 가장 크게 늘어난 것은 채권형펀드다. 1일 제로인에 따르면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한 2008년 9월 15일부터 2012년 9월 25일 현재까지 4년간 국내외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5조9552억원(국내:1조8822억원, 해외:4조730억원)이 늘어났다.
개별펀드별로는 국내의 경우 ‘교보악사Tomorrow장기우량K- 1’(9058억원)이 설정액 증가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삼성KODEX단기채권상장지수’(4603억원), ‘이스트스프링코리아밸류’(3060억원)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해외채권형의 경우‘미래에셋법인전용글로벌다이나믹분기배당자 1’이 8229억원이 증가했으며 ‘AB글로벌고수익’(7423억원),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 자 1’(3987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글로벌 각국에서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들 때마다 원자재 펀드도 들썩였다. 상품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블랙록월드광업주자’의 설정액이 3615억원이 늘어난 가운데 ‘JP모간천연자원자’(2492억원), ‘블랙록월드에너지자’(492억원), ‘KB MKF원자재특별자산자’(332억원) 등도 인기를 끌었다. ‘삼성KODEX골드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 등 안전상품의 대표주자 금펀드도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반면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강해지면서 국내외 주식형펀드는 4년간 설정액이 49조3090억원(국내:18조2074억원, 해외: 31조1016억원)이나 줄었다.
그러나 미국 양적완화, 중국 긴축완화, 유럽 정책공조 등이 발표될 때마다 수익률 미련을 버리지 못한 투자자들은 성장형, 압축형 등에 큰 관심을 보였다.
실제 대형주에 압축 투자하는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자’ 설정액은 4년간 1조8187억원 증가했다. 주식형 1위다. 이 펀드는 높은 수익률을 무기로 지난해에만 1조63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최근 수익률 급락으로 자금유출이 심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지난해 유입규모가 너무 커 여전히 ‘공룡펀드(설정액 1조원이 넘는 대형펀드)’ 대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 2’(1조4704억원)도 러브콜을 받았다. 반도체 업황 악화 속에서도 스마트폰 판매 호조를 통해 실적이 탄탄해 지고 있는 삼성전자 효과가 컸다. 이 밖에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장기자’(1조4488억원), ‘KB한국대표그룹주자’(1조3426억원), ‘KB밸류포커스자’(1조3359억원) 등이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
해외주식형의 키워드는 단연 중국본토였다. 중국 정부의 성장정책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몰린 것이다. 실제 ‘삼성CHINA2.0본토 자 1’(2339억원), ‘신한BNPP봉쥬르차이나오퍼튜니티자’(2241억원),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자 1’(2050억원), ‘이스트스프링차이나드래곤AShare자’(1828억원) 등 중국 본토펀드가 해외주식형 상위권을 휩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