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움 회장 “인수가격 낮고 주주 이익 부합하지 않아”
포스코의 호주 철강사 아리움 인수가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인수 제안 가격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포스코가 재무건전성 악화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인수가격을 높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2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달 29일 아리움 이사회에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포스코는 인수 가격으로 주당 75센트(호주 달러 기준)를 제안했다. 아리움 지분 전량 인수를 고려하면 인수 가격은 10억1000만달러(1조2000억원)에 달한다.
포스코의 호주 현지법인 POSA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원자재 거래 기업인 노블그룹과 아리움 인수를 추진했다. 이들은 스틸메이커스 오스트레일리아와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며 국민연금·정책금융공사·한국투자공사 등이 참여했다.
그러나 아리움은 포스코의 인수 제의를 거절했다. 아리움은 포스코의 인수 제안가격이 회사가치를 저평가했다고 보고 있다. 포스코의 제안가는 아리움의 최근 3개월 간 평균가보다 8% 정도 높은 수준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리움은 피터 스메들리 회장 명의의 입장 발표를 통해 “포스코 컨소시엄의 제안을 신중히 검토한 결과 기업 가치를 저평가하고 주주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아리움 인수 협상이 초반부터 난항을 겪고 있지만 추가 협상의 여지는 남아있다. 이번 제의는 초반 협의 정도이다. 포스코 측은 아리움을 인수하기 위해 추가 협상을 지속할 방침이다.
아리움은 경영권 매각을 위해 글로벌 투자은행(IB) UBS를 금융 자문사로, 엘런스 링클레이터스를 법률자문사로 선정해 협상에 나서고 있다.
또 포스코가 재무건전성 악화로 현재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인수가격을 높일 가능성도 있다. 전략적 투자자(SI) 노블그룹과 재무적 투자자(FI) 국민연금 등이 대거 컨소시엄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재무적 부담을 늘리지 않는 선에서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내부 전략을 마련해 두고 있다.
한편 아리움은 호주 남부 화이앨라에 주요 생산기지를 보유한 호주의 자원개발 및 철강생산 기업이다. 현지에 철광석 광산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는 아리움을 인수하면 고철·펠렛·저탄소 철강 확보 물량을 늘리는 한편 봉형강 생산 능력도 확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