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지분팔아 현금확보, STX메탈은 중공업 흡수합병
STX 강덕수 회장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자산 매각을 통해 대규모 자본 유치를 추진하고, 계열사간 흡수합병을 통해 본격적인 현금확보에 나섰다.
STX는 24일 STX에너지의 지분 일부를 매각한다고 밝혔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일본의 종합금융그룹 오릭스. 자산 규모만 117조원에 달하는 일본의 대표적인 종합금융그룹이다.
현재 STX에너지 지분은 STX와 STX조선해양이 각각 66.35%와 24.64%를 보유하고 있다. 91%의 이르는 이 지분 가운데 경영권 유지를 위한 51%는 남겼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를 오릭스측에 매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각작업 역시 경영권을 유지하는 조건 하에 추진된다. 구주 매각과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발행 방식이다. 지분 매각 본계약은 이르면 10월 안에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갈길 바쁜 강덕수 회장이 매각을 미룰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강덕수 회장이 지분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오릭스를 선택한 이유는 뚜렷하다.
강 회장은 단순한 지분 투자자가 아닌 전략적 파트너를 물색해왔다. 현금확보 역시 중요한 전략이지만 장기적인 경영전략을 위해선 재무적 투자가 능사는 아니다.
종합금융사인 오릭스 역시 적절한 상대를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아시아를 시작으로 에너지 사업 확대에 주력해왔기 때문이다. STX에너지가 추진 중인 국내외 발전·자원개발 사업,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관심을 보여온 것도 이런 이유다. 양측이 적절한 투자 파트너였던 셈이다.
오릭스는 STX에너지 지분에 참여하면서 펀드나 컨소시엄 구성이 아닌 자기자본만을 이용한 단독투자에 나선다. 거시전략이 필요한 에너지 사입이니만큼 오릭스 역시 STX에너지의 신규사업 참여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STX에너지는 현재 국내에 화력과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이외에 캐나다 가스광구, 미국 앨라바마와 멕시코만 석유개발 등에 참여 중이다.
한편 STX그룹은 자본 유치에 이어 계열사간 합병도 결정했다. 강 회장의 본격적인 재무구조개선 전략으로 분석된다.
STX메탈은 24일 이사회를 통해 STX중공업을 1대 0.3387 비율로 흡수 합병키로 결의했다.
강덕수 회장이 그동안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구상했던 큰 그림은 사업고도화 전략이다. 계열사간 생산 인프라 공유는 이같은 전략의 기본이다.
먼저 STX메탈은 엔진부품과 기자재 생산에 특화돼 있다. 여기에 중대형 엔진생산, 각종플랜트 엔지니어링 역량을 보유한 STX중공업이 합병되면 계열사간 시너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를 통해 공정가치 재평가와 재무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는 STX그룹이 비상장사인 STX중공업을 상장사인 STX메탈과 합병함으로써 STX중공업의 지분 매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구조 측면에서 지배구조 단순화, 내부거래 비중 감소, 의사결정 구조 단순화 등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에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그룹 관계자는 “대규모 자본 유치에 이어 계열사간 합병을 통해 STX그룹의 재무건전성 확보 노력이 가시화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재무적 노력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함과 동시에 전사적 수주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