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월 이어 3%로 조정…내년치도 0.1%P 낮춰
특히 국책연구기관인 KDI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2.5%로 대폭 하향조정한 데 이어 국제통화기금(IMF)도 성장률을 3%로 낮춰잡으면서 저성장 기조가 현실화되고 있지만,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는 추락하는 성장률을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경기부양 효과 제한적 =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19일 ‘정부 재정지원대책(9·10)의 주요 내용 및 기대효과’ 자료를 통해 정부의 내수활성화 방안이 일정부분 효과가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경제성장으로 이어지는 파급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지난 10일 5조9000억원 규모의 추가 재정지원 대책을 발표하였다. 이번 정부의 대책으로 지난 6월 8조5000억원 규모의 1차 재정보강대책을 포함해 총 14조4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단기간에 투입 됨에 따라 경기부양 여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의 추가 재정지원대책은 재정적·행정적으로 가용 가능한 모든 재원을 활용해 단기에 효과가 날 수 있는 분야에 역량을 집중했다. 정부는 즉시 경기부양의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이번 조치가 올해 0.06%포인트, 내년 0.105%포인트 등 내년까지 총 0.16%포인트의 국내총생산(GDP) 증가를 견인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그 효과에 의문이 따른다는 지적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이번 정부 대책으로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경기부양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확인하는 수준에서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지난 6월 발표한 내수활성화 대책이 기대할만한 효과를 나타내지 못했다는 평가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먼저 2차 경기부양책 중 감세정책은 경기부양수단으로서의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예상했다. 감세정책은 가계 및 기업의 조세부담을 감소시켜 가처분소득을 증가시키고 소비를 진작시키거나 투자를 자극함으로써 실물경제를 부양시킨다.
하지만 가처분 소득의 증가는 소비 증가뿐 아니라 저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성장률 제고에는 한계가 있다. 또 면세점 이하 소득자가 많아 감세정책을 통한 실질적인 효과는 미흡하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의 시각도 회의적이다. 유럽재정위기 등 대외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인위적인 재정확장 정책이 장기적으로 효과를 낼 지에는 의문부호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은 “경기가 좋을 때는 재정을 투입하는 만큼 효과가 나오지만 가계부채가 심각하고 대외여건이 불확실한 지금같은 경우라면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계속 내려가는 성장률 전망 = IMF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3%로 전망했다. 지난 4월 3.5%에서 6월 3.25%로 하향조정한 데 이어 또 다시 낮춰 잡은 것이다. 내년 성장률도 4월 4.0%에서 0.1%포인트 낮춰 3.9%로 수정 전망했다. 전세계 성장세 둔화가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얼마전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마저 지난 5월 예상치인 3.6%에서 2.5%로 대폭 내려잡았다.
특히 호 에코 IMF 아시아태평양국 부국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다음달 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연차 총회에서 세계 경제 수정전망을 발표하면서 수치를 더 내릴 수도 있다”고 언급해 2%대로 추락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처럼 우리 경제가 2%대의 장기 저성장의 국면으로 접어든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음에도 정부는 아직 3%대 성장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하반기 추가 재정투자보강대책으로 나름 경기부양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박재완 장관도 지난 13일 “(최근 발표한 재정 추가투입 조치로) 올해 3%성장을 기대는 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