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측 증인 “애플 삼성특허 사용료로 4억2200만달러 내야”…양사 합의 대비한 움직임이라는 평가도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권을 침해해 최대 4억2180만달러(약 4700억원)의 로열티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삼성에 25억달러를 요구한 애플의 주장에 맞불을 놓는 동시에 양사의 특허권 소송에 주어진 시한이 임박하면서 최종 합의에 대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삼성은 16일(현지시간) 루시 고 판사 주재로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연방법원에서 계속된 특허소송 심리에 지적재산권 소송 전문 로펌인 OSKR의 빈센트 오브라이언 파트너와 데이비드 티스 캘리포니아대 버클리경영대학원 교수를 출석시켰다.
이들은 법정에서 애플이 삼성의 특허 다섯 가지를 침해한 데 따른 로열티로 최대 4억2180만달러를 내야 한다는 주장를 펼쳤다.
첫 번째 증인으로 나선 오브라이언 파트너는 애플이 삼성의 특허 3개를 침해했다는 의혹을 감안해 계산하면 2280만달러의 로열티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증인인 티스 교수는 다른 두 건의 특허에 관한 애플의 로열티는 2억9000만~3억9900만달러가 된다고 추산했다.
이는 대당 2.00~2.75%의 로열티를 적용해서 나온 계산이다.
앞서 애플은 삼성이 요구한 2.4%의 로열티에 대해 “삼성은 특허 라이선스를 제공한 다른 업체들로부터는 로열티를 이렇게 높게 받지 않았다”며 “이건 불공정하고 불합리하며 차별적”이라며 비판했다.
지난달 30일 시작된 본안 소송에서 양사는 매번 한치의 양보없는 싸움을 벌여왔다.
이제 주어진 시간은 얼마 없다.
고 판사는 이번 소송에 양측에 총 25시간의 변론 시간을 각각 부여했다. 이 중 삼성은 22시간, 애플은 18시간을 사용했다.
오는 21일 최후 변론에선 2시간이 주어질 예정이어서 이를 제외하고 나면 실제로 쓸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전날 고 판사는 “이제 평화적 해결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삼성과 애플 최고위층이 배심원 평의에 앞서 마지막 협상을 벌이라고 권고했다.
그는 16일에도 “이제는 두 회사가 현실적인 흥정을 해야할 때”라며 다시 한번 의견차를 좁힐 것을 촉구했다.
삼성이 피해 보상액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양사의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수순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양사는 지난해 4월부터 4개 대륙에서 특허권을 둘러싼 법정 싸움을 벌여왔다.
이번 소송은 배심원단을 앞두고 하는 첫 번째 싸움이자 가장 중요한 소송이라는 평가다.
미국은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21%의 비중을 차지하는 거대 시장인데다 이번 판결이 나머지 소송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