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인하…안전자산 선호 심화
7월 기준금리 인하의 여파에 따라 국내 채권시장이 초저금리 시대로 접어들었다.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도 일부 유럽 국가의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과 같이 모두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특히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초저금리 상태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같은 초저금리를 촉발한 것은 이달 한국은행이 41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기 때문이다. 이후 22일 기준 국고채 3년물과 5년, 10년, 20년물은 모두 1998년 7월 최종호가 수익률을 집계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고채 3년과 5년물 금리는 만기 7일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인 기준금리 밑으로까지 떨어졌다.
채권시장의 초저금리를 자극하는 두번째 요인은 시중 자금의 안전자산 선호현상 때문이다. 실제로 시중자금이 은행 예금과 함께 채권으로 몰렸고 이같은 추세는 유럽 재정위기로 주요국 경기가 둔화하면서 더욱 고조되고 있다.
살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기관투자자는 상반기에 장외에서 국내 채권 136조 원어치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국내 채권에 4조 5260억 원을 순투자 했다.
이 같은 저금리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물가가 하락하면서 경기도 활력을 잃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올해 추가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 때문이다.
증시가 하강국면에 접어들면서 투자자금이 예금을 제외하고 채권 외에는 마땅히 갈 곳이 없다는 점도 주효하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기대와 함께 부동산과 주식에 대한 투자의욕을 상실하면서 사라지면서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렸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현재 시중 자금은 이미 과도하게 많은 상황이라 정책금리가 채권 등 시장금리 하락을 저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 채권시장에서는 한은의 추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채권금리가 더 낮아지기 전에 채권을 매수하려는 열기가 높다.
한 채권 전문가는 “채권시장이 기습적인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큰 폭의 랠리를 보였으나 추가로 금리가 더 인하될 수 있다는 기대가 유효해 매수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고 전망하고 이다.
때문에 그는 "이런 분위기 속에 그동안 채권을 확보하지 못한 기관들의 손절성 매수 역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연속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고, 채권시장에 단기적으로 조정 기간이 나타날 것이란 의견도 제시됐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추가 금리인하 여부는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9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단기적으로 금리가 한차례 정도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선반영하는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볼 때 추가적인 금리 하락 폭은 제한적이며, 전반적으로 기간 조정 차원에서의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