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일각 그럴싸한 소문 무성…현대車 "사실무근"
기업에게 M&A는 최대 이슈다. 관련업계는 물론 재계의 지각변동마저 불러올 수 있다. 굳이 인수가 아닌 대규모 투자만 이어진다 해도 관심은 커진다. 우리가 이들의 M&A에 관심을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이런 이유다.
최근 현대차그룹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인수 관련 소식은 이제껏 우리가 지켜봤던 이슈와 사뭇 다르다. 현대차가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알려진 곳은 다름아닌 종합병원이다.
그룹측은 그간 현대건설 인수 이후 소규모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인수합병이 이어질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그 사이 M&A의 대상이 종합병원이라는 후문도 이어진다. 분명한 것은 현대차그룹의 종합병원 인수는 확인되지 않는 소문에 불과하다.
재계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울산지역에 종합병원을 세우기 위해 수도권의 종합병원을 인수하고, 이후 분원형태의 병원을 울산에 건설한다는 소문이 떠돈다. 제법 그럴싸한 시나리오도 있다. 물론 현대차측에서는 이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 소식을 접한 수도권 인근의 종합병원들이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종합병원 인수를 위해 물밑작업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학병원을 포함한 몇몇 대규모 의료법인은 서로 나서 “우리 병원과 협의중이다”고 답변하고 있다.
이렇게 답변하는 곳이 한 곳이라면 이는 언론에게 중요한 단서가 된다. 그러나 이렇게 이야기하는 병원은 아쉽게도 한두 곳이 아니다. 중요한 단서가 뜬소문으로 전락하는 순간이다.
대학은 최근 수익성 악화로 고심한다. 수도권의 비인기학과는 학생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곳도 허다하다. 제법 규모를 갖춘 대학도 사정은 마찬가지. 입시철이면 학생을 모으기 위해 광고와 마케팅(?)도 서슴치 않는다.
입학원서를 내면 선착순으로 등록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해주겠다는 대학교도 있다. 우리 대학교육의 부끄러운 폐해다.
이런 마당에 국내 대기업이 대학병원을 인수하거나 대규모 투자를 추진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몇몇 대학들은 서로가 자신들이 그 대상이라고 밝히고 있다. 학교 입장에서 대기업과 손잡고 병원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확인되지 않는 사실에 입시생과 학부모가 현혹될 우려도 크다. 대학교를 선택함에 있어 소신과 적성이 아닌 학교의 이미지가 주는 역할이 커졌기 때문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소문의 근원으로 대학병원을 꼽고 있다. 일부 경영상태가 부실한 병원들이 신규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국내 대기업과 투자협약을 맺는다는 것이다. 소문의 근원지인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15일 “기업의 이미지를 이용해 이익을 끌어내고자 하는 이들은 재계 곳곳에 퍼져있다”고 말하고 “대학과 대학병원 역시 최근 대기업과의 협약을 앞세워 학교홍보에 나서는 일이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