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야기]넥슨·엔씨소프트를 보는 불안한 시선

입력 2012-06-1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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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업계 독과점 지위 남발 불만…중소개발사선 상대적 박탈감 느껴

최근 게임업계 최고의 이슈는 ‘넥슨’의 엔씨소프트 지분 인수다. 업계에서는 두 거대 기업의 만남을 ‘서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최고의 조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두 업체의 만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달갑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이 두 업체의 만남을 부정적으로 보는 곳은 온라인 게임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는 PC방 업계와 일부 개발자 및 중소개발사, 그리고 게임 사용자들이다.

우선 PC방 업계에서는 몸집불리기에 성공한 넥슨에 대한 불만감이 크다. 최근 전국 PC방 업주 모임인 한국인터넷문화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이하 한인협)은 넥슨이 독과점 지위를 통해 불공정 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바 있다. 넥슨이 자사의 프리미엄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은 PC방에는 넥슨의 게임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인협이 주장하는 문제점은 크게 오과금과 끼워팔기 등 2가지다. 한인협은 넥슨이 게임 사용시간을 높게 계산해 실제보다 더 많은 요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정량제’라는 이름으로 비인기 게임을 포함한 끼워팔기를 시도해 게임을 선택할 권리를 없앴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업계는 넥슨이 엔씨소프트 인수를 계기로 지금과 다른 요금상품을 개발해 PC방 업계를 압박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게임 통계 사이트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PC방 게임순위 상위 10개 가운데 넥슨과 엔씨소프트 게임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PC방은 사용자가 많은 게임을 서비스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받아드릴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소개발사와 개발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에 빠져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넥슨이 사실상 국내 게임시장의 독과점 체제를 구축하게 되면서 자신들도 매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금까지 넥슨은 네오플 등 인기 게임 개발사를 거액을 들여 인수·투자하는 방식으로 몸집을 불려왔다.

반면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아이온’, ‘길드 워’에서부터 이달 오픈하는 ‘블레이드 앤 소울’ 등 자체 콘텐츠를 개발하며 성장해 왔다. 인수합병을 통해 게임업계 위에 군림하게 된 넥슨이 향후 중소 게임 개발사를 또 인수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많은 중소 개발사가 역량을 집중해 게임을 만들어도 독과점 시장에서는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중소개발사와 향후 창업을 꿈꾸는 젊은 개발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주식 인수에 큰 우려를 표하고 있는 쪽은 실제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들이다. 월 정액요금만 내면 큰 무리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었던 엔씨의 기조가 바뀔 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다.

일부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넥슨은 게임 내에서 캐시아이템 팔아 매출을 높이는 업체’로 인식되고 있다. 사용자들은 넥슨이 엔씨가 서비스하고 있는 아이온, 리니지 등과 곧 서비스를 시작하는 ‘블레이드 앤 소울’을 캐시아이템으로 활용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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