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피해 돌고 돌아 아파텔 월세로?…전국서 오피스텔 월세 ‘쑥’

입력 2024-11-2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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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에 전세 불안으로 아파트 월세가 치솟자 세입자들이 아파텔(주거형 대형 오피스텔) 월세로 이동하고 있다. 9월까지 침체를 겪었던 대형 오피스텔 월세는 10월 들어 수도권은 물론 전국에서 상승세를 기록했다. 아파트 월세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금융당국의 대출 조이기가 계속되는 이상 아파텔 월세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26일 한국부동산원 ‘오피스텔 규모별 월세가격지수’ 통계 분석 결과 서울의 ‘전용면적 85㎡ 초과’ 오피스텔 월세 지수는 10월 0.10% 올라 9월(0.09%)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전용 60㎡ 초과~85㎡ 이하’ 역시 10월 0.18% 올라 전월(0.16%) 대비 더 많이 올랐다.

수도권과 전국 기준 상승 폭은 서울보다 더 높았다. 전용 85㎡형 초과 기준 수도권 오피스텔 월세는 9월 보합(0.0%)에서 지난달 0.10%로 급등했으며 전국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0.01%에서 0.07%로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앞서 아파텔은 아파트 대체재로 주로 매매시장에서 아파트값 상승 시기에 시차를 두고 몸값이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서울 아파트값 상승에도 아파텔 매맷값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반면 아파텔 월세는 아파트 월세 강세가 지속하자 동반 강세를 보인다.

실제로 아파텔 월세가격지수 변동률을 살펴보면 전용 85㎡형 초과 기준으로 서울의 경우 3월에는 –0.05%를 기록했고 이후 4월과 5월에도 0.1% 미만의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하반기 이후 서울 아파트 월세 시장이 강세를 보이자 아파텔 월세도 0.1% 이상 오르고 있다. 동시에 KB부동산이 집계한 10월 서울 아파트 월세 지수는 전달 대비 118.0으로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5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수도권 아파트 월세 지수도 119.6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아파트 월세가 많이 올랐고 전세 불안도 여전한 상황이 지속하면서 아파텔 월세로 이동하는 수요도 많은 것으로 본다”며 “사실 오피스텔 뿐만 아니라 모든 유형의 주택에서 월세 강세가 계속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아파텔 월세는 9월을 기점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자이’ 오피스텔 전용 82㎡형은 9월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 270만 원에 계약서를 썼다. 같은 평형은 지난 5월까지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 240만 원 수준에 거래됐지만, 4개월 만에 월세 30만 원이 오른 것이다.

또 경기 수원시 영통구 ‘포레나광교’ 오피스텔 전용 84㎡형 22층은 9월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264만 원에 실거래됐다. 1월 같은 평형 34층 매물이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220만 원에 계약서를 쓴 것과 비교하면 8개월 만에 월세만 44만 원 올랐다.

나아가 수도권에선 중대형뿐만 아니라 소형 평형 오피스텔도 월세 상승 조짐을 보인다. 서울 송파구 ‘우성르보아위례’ 전용 59㎡형은 지난달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190만 원에 계약됐다. 지난해 10월 같은 보증금에 월세 165만 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25만 원 비싼 수준이다.

이렇듯 대출 규제가 지속하고 아파트 월세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이상 아파텔 월세도 강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서울은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하고 있고, 대출 규제도 계속돼 아파텔 월세가 오를 수밖에 없다”며 “내년 이후 대출 규제가 일부분 해소되면 다시 아파트 월세로 이동할 수 있을 것이다. 대출 규제 해제 여부와 시장 금리 변동에 따라 아파텔 월세 시장도 함께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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