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500엔까지 치솟을 수도...선진국 통화기준 자산에 분산투자해야
일본 경제가 5년 안에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투자자문사 후지마키재팬의 후지마키 다케시 대표는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5년 안에 디폴트 사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기축통화인 달러를 중심으로 선진국 통화 기준 자산으로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후지마키 대표는 지난 2000년까지 세계적인 투자의 대가 조지 소로스에게 투자 자문을 했다.
후지마키 대표는 “소비세율을 인상하더라도 이는 언발에 오줌누기 정도”라며 “디폴트 시기가 다소 늦춰질 뿐 위기에선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재정을 흑자화하려면 현재 5%인 소비세율을 27%로 인상해야 한다”며 “디폴트가 언제 일어날지 모르지만 지금 상태로는 5년을 못 넘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지마키 대표는 디폴트 원인에 대해 현재 국채 대부분이 일본 내에서 소화되고 있는 점을 들었다.
일본 금융기관들이 과도하게 국채를 매입해 금리가 조금이라는 오르면 바로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일본의 장기금리는 러시아가 디폴트를 선언했을 때 80%대까지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80%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그는 우려했다.
일본의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이달 초 9년래 최저치인 0.7%대까지 하락했다.
현재 0.8%대의 저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일본의 국가 부채는 내년 3월 말까지 1085조5072억엔에 이를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소비세율을 10%로 인상해도 2020년도까지 재정을 흑자화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올들어 추가 완화의 일환으로 자산 매입 기금을 통한 장기국채 매입 범위를 20조엔 확대했다.
이날 정례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는 현행 금융정책을 동결했지만 17일 그리스 2차 총선 등을 앞두고 시장의 추이를 더 지켜볼 셈이다.
후지마키 대표는 현재의 엔과 국채 버블이 붕괴하면 장기금리가 급등해 달러·엔 환율은 400~500엔 정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사태가 이 지경까지 되면 위기를 벗어날 길은 없다면서 디폴트 또는 하이퍼 인플레이션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엔의 가치가 없어져 달러를 중심으로 호주달러 캐나다달러 영국파운드 스위스프랑 등 선진국 통화 기준 자산에 투자해 리스크를 헤지해야 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현 위기의 진원인 유로존에 대해선 “유로존이 통일 국가가 되지 않는 이상 5~10년 후에도 유로가 남아있을 것 같진 않다”고 내다봤다.
후지마키 대표는 일본 미쓰이신탁은행을 거쳐 1985년 미국 JP모건체이스에 들어가 1995~2000년까지 도쿄 법인 대표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