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녹색성장 취업박람회 가보니…
지난 11일 ‘2012 저탄소 녹색성장 취업박람회’가 열린 서울 삼성동 코엑스를 찾은 구직자 A(28·남)씨는 환경기업 쪽으로 일자리를 찾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박람회가 끝난 오후 5시까지 제대로 된 상담이나 면접을 볼 수 없었고 전시장만 돌아다닐 뿐이었다.
환경기업 각 부스에는 인사담당자들이 1명 이상씩 배치됐지만 행사가 개최된 오전 10시를 넘긴 이후부터는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다. 인사담당자가 없는 부스 책상위에는 ‘부재중’이라는 표지판만 있었다.
A씨는 “관심이 있는 기업에 대해 문의사항이 있어도 상담을 할 수 없어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면접에 곧바로 응할 수 있게 깔끔한 정장차림을 한 그는 “취업박람회라고 해서 관심이 있는 기업에 지원하려고 왔는데 행사가 흐지부지된 것 같다. 또 업체 소개 책자에는 절반이 넘는 기업들이 연봉에 대해 대략적인 액수도 게재하지 않아 불만”라고 털어놨다.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기업은 총 80곳이었지만 연봉에 대해 액수를 언급한 업체는 25곳뿐이었다. 69%에 해당하는 55곳은 연봉 란에 ‘회사 내규’, ‘협상’이라고 게재했고 아예 비워두는 곳도 있었다.
취업박람회장을 찾은 B씨(26·여)도 이번 행사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대학에서 환경 쪽을 전공한 B씨는 “이번 행사는 실질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면서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바로 채용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을 알지만 참가 업체들은 인력 채용보다는 다소 생소한 환경기업인 점을 감안해 회사 홍보 쪽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쪽으로의 면접인원 쏠림 현상도 나타났다. 내년에는 중소기업으로의 취업률을 높이는 데 조금 더 중점을 두고 행사가 개최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한 대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취업박람회에서 채용은 사실상 힘들다. 추가 면접 등을 거쳐 최종 선발되기 때문에 면접을 보는 구직자보다 회사에 대해 문의를 하는 젊은 층이 많다”고 밝혔다.
이날 박람회장을 찾은 20~30대 구직자 중 일부는 행사장만 맴돌다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도 있었다.
반면 타로카드 취업점과 이미지캐리커쳐, 면접 기술을 배우는 부대 행사 부스에는 고등학생들을 비롯한 20~30대, 40~50대가 몰리기도 했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관리공단이 공동 주최한 ‘2012저탄소 녹색성장 취업박람회’는 환경 분야 기업의 인재채용을 도모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마련됐다. 11일과 12일 이틀간 열린 오프라인 행사에는 3100여명이 찾았다. 주최 측은 지난해 42개 기업이 참가해 71명의 채용이 이뤄진 만큼 규모가 더 커진 올해는 160여명이 일자리를 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온라인 박람회는 다음달 13일까지 진행돼 최종 취업자수는 7월 중순 이후에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