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전력‘뚝’...대낮 불꺼진 한전

입력 2012-06-08 11:08수정 2012-06-0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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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사무실 일부 전등만 켜고 근무...무더위에 사무실 찜통 근무

올 들어 예비전력이 기준치 이하로 떨어져 ‘관심’단계가 발령된 지난 7일. 강남 한복판에 있는 한국전력의 로비는 마치 정전이 된듯 어두웠다. 우리나라 최대 공기업이라고 믿기 힘든 광경이었다.

사무실은 그보다 더했다. 천장에 달린 형광등은 서너개 건너 하나씩만 켜 있을 정도로 자연 채광에 의존하며 근무를 하고 있었다. 건물이 지어진 지 오래된 탓에 창문을 여는 것은 불가능했고 사무실은 외부와 별 차이를 못 느낄 정도로 더웠다.

지난 7일 때 이른 더위에 냉방수요가 급증하면서 작년 9월15일 전력대란 이후 처음으로 관심 단계가 발령됐다. 이날 오후 2시42분 예비전력은 316만kW, 예비율은 4.9%까지 떨어져 전력당국을 긴장시켰다. 한국전력 직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무실에 있던 직원들은 한쪽 벽에 걸린 전력수급 상황판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여름철 전력수급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한전을 비롯한 공공기관은 하계 절전대책의 일환으로 연간 5% 절전을 의무화하고 있다. 또 실내온도를 28도 이상으로 제한하는 등 민간보다 강화된 냉방온도 기준을 지키고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도 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작년부터 절전대책을 시행한 한전은 기본적으로 점심시간에는 PC 모니터와 프린터, 사무실 전등을 모두 소등하고 있다.

근무시간의 경우 전력수급이 준비 단계만 되도 창가 라인에 위치한 1번등을 모두 끈다. 경계경보가 관심으로 한 단계 격상되면 창가 안쪽의 2번등도 모조리 소등한다.

1980년대 지어진 한전 본사 건물은 중앙냉난방 시스템이어서 에어컨도 없다. 드문드문 보이는 선풍기는 절전대책으로 인해 장식품(?)이 된지 오래고 창문은 열수 없는 구조라 여름철 한낮 실내 온도는 30도를 넘어서기 일쑤다.

한전 관계자는 “본사 건물이 오래돼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더운 열악한 환경”이라며 “업무에 애로가 있지만 사무실을 시원하고 밝게 유지하면서 국민들에게 전기를 아껴라 말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한전은 이밖에도 1조1000억원 이상의 원가를 절감하는 자구 노력으로 2% 이상의 요금 인상 요인을 자체적으로 흡수코자 노력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예비전력이 오후 5시를 넘어 400만kW 이상으로 올라 오면서 직원들은 한시름 놓은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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