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미래전략실 최지성 체제 의미는?

입력 2012-06-0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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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형 전략가로 글로벌 위기 돌파

“잘 부탁드립니다.”

최지성 삼성 부회장이 신임 미래전략실장으로 임명된 후 8일 오전 서초사옥으로 첫 출근하며 밝힌 짧은 소감이다. 최 부회장은 허리를 90도로 굽히며 인사했다.

미래전략실장에 임명되며 삼성 2인자에 올라섰지만 그만큼 어깨도 무겁다는 걸 잘 보여준다. 이건희 회장이 기대하는 삼성의 변화와 혁신을 진두지휘해야하기 때문이다.

유럽과 일본의 위기 상황을 직접 보고온 이건희 회장은 지금 같은 위기에선 관리형 대신 추진력 강한 실전형 인물이 필요하다고 판단, 최지성 부회장을 미래전략실장에 앉힌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 부회장은 지난 2006년 삼성전자 TV 사업을 총괄하며 소니를 제쳤고, 삼성전자 대표이사 자리에 앉은 후 스마트폰 후발주자의 핸디캡을 딛고 애플 아이폰을 넘어섰다. 애플과의 특허전쟁도 한치의 물러섬 없이 대등하게 이끌어가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또 전세계를 누비며 직접 발로 뛴 현장경영 덕분에 ‘보부상’, 혹은 ‘독일병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삼성SDI 외에는 주요 사업을 직접 맡았던 경험이 별로 없는 기획통 김순택 전 실장과 대비된다. 소병해, 현명관, 이학수 등 역대 그룹 비서실장과 비교해도 현장 경험 면에서는 월등하다.

반도체, TV, 휴대폰 이후 그룹을 이끌 주력 신성장엔진을 조속히 육성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글로벌 경영감각과 빠른 판단력, 강한 조직 장악력과 추진력을 갖춘 최지성 부회장의 기용은 당면한 도전과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최적의 카드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가 김순택 전 미래전략실장에 대한 경질의 의미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김순택 전 실장을 신사업추진단장에 임명하며 미래 먹거리 창출을 주문했다.

김 전 실장은 2010년 5월 “2020년까지 23조 3000억원을 투자해 태양전지와 자동차용 배터리, 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대 분야를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겠다”는 5대 신수종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2년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이렇다 할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최지성 부회장이 이끄는 미래전략실은 이들 사업에 대해 혁신적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의 미래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100년 경영 환경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최 부회장이 삼성 2인자 자리에 앉은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경영 승계 작업이 속도를 낸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최지성 부회장은 이재용 사장의 ‘개인교사’로 잘 알려져있는 등 긴밀한 관계다.

더욱이 새롭게 삼성전자의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선 권오현 부회장도 부품 부문을 총괄하며, 역시 부품부문에 집중한 이 사장과 호흡을 맞춰 왔다. 그룹과 전자의 수장에 이재용 사장의 멘토이자 조력자가 자리한 것이다.

또 최 부회장의 부상으로 장충기 미래전략실 실차장(사장)과 함께 서울대 무역학과 출신이 그룹 전면에 포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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