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소형차였던 엑셀을 바탕으로 2도어 타입으로 선보였다. 엔진과 트랜스미션 등 대부분의 기술도 엑셀과 다를 게 없었다. 그럼에도 의미는 크다. 국산차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스포츠 버전이었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서 맞상대는 당시 대우차 르망 임팩트였다. 1.5리터 엔진을 얹던 르망에 윗급 로얄 프린스의 2.0 SOHC 엔진을 얹었다. 최고출력 112마력에 불과했지만 당시 기준으로 차고 넘치는 성능이었다.
다만 판매는 스쿠프의 압승이었다. 겉모습이 세련된 스쿠프와 달리 대우차 르망 임팩트는 디자인 면에서 일반 르망과 다르지 않았다. 속으로만 넘치는(?) 고성능을 지녔던 탓에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스쿠프는 이후 터보까지 얹으며 ‘세상에서 가장 느린 스포츠카’라는 불명예를 씻기 시작했다. 이우 스포츠 쿠페의 계보는 1996년 티뷰론으로 이어졌다. 2.0 엔진을 얹어 그나마 자존심을 세웠다. 이후 등장한 투스카니 역시 2도어 쿠페의 계보를 잇는다.
투스카니는 V6 2.7리터 엔진을 얹으면서 본격적인 스포츠 쿠페 시대를 열었다. 다만 스포츠카의 기본 요소인 후륜구동 대신, 전륜구동을 고수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본격적인 스포츠 쿠페의 시대는 제네시스 쿠페가 열었다. 2.0 터보와 3.8리터 엔진 2가지로 선보였다. 주행성능에서 큰 차이가 없었고 3.8 모델이 보다 여유로운 성능을 냈다.
무엇보다 후륜구동 방식의 2도어 쿠페라는 점이 마니아의 가슴을 방망이질쳤다. 글로벌 시장에 내놔도 손색이 없었다. 일본 고성능 쿠페는 물론 독일산 스포츠카와 비교 대상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탄탄한 서스펜션과 넘치는 고출력, 또 이에 걸맞는 제동성능과 핸들링까지 세계적인 수준에 모자람이 없었다.
제네시스 쿠페는 지난해 11월 마이너체인지를 선보이면서 국산 스포츠쿠페의 독자적인 영역을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