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보증제 오늘부터 폐지…中企 숨통 트인다

안산에서 제조공장을 운영하는 A 사장은 지난 2010년 2월 까다로운 대출심사를 거쳐 과도한 담보요구 조건으로 한 금융기관으로 부터 대출을 받았다. 1년이 지난 뒤 신용보증 기간 연장을 신청했지만 해당 금융기관은 기업경영과 관련이 없는 퇴직 임원 B 씨의 연대보증을 요구했다. 이후 B는 과거 연대보증 사실 때문에 개인대출을 받지 못했다.

이처럼 자금 조달이 어려운 개인사업자들의 고질적인 애로사항인 연대보증제도가 1일 폐지됐다. 그동안 중소기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사항으로 지난해 기준 총 79만7000명의 은행권과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의 연대 보증인들의 부담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5월부터 신규 대출과 보증에 대해서는 연대보증을 폐지하는 한편 기존 대출에 대해서는 단계적으로 이를 줄여나갈 방침이다.

그러나 대표이사 외 실제 경영자가 따로 있는 경우는 실제 경영자가 연대보증을 해야 한다. 실제 경영자는 최대주주, 지분 30% 이상 보유자, 배우자 등 4촌 이내 친족 지분 합계 30% 이상 보유자, 기업에 대한 신용조사결과 실제경영자로 판명된 자 등을 고려해 선정한다. 다수의 공동대표자가 연대보증하는 경우에는 연대보증 총액을 개인별로 분담(1/n)토록 해 공동창업을 활성화한다는 전략이다.

또 기존 대출·보증에 대해서는 대출 위축 가능성 예방 차원에서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연대보증을 폐지할 예정이다.

기업회생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의 연대보증 채무도 경감된다. 회생추진기업의 채무가 감면될 경우 연대보증채무도 함께 감면해 준다.

금융위 관계자는 “5년 내에 약 80만명 중 44만명의 연대보증 부담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구체적으로 은행권 총 51만5000명 중 29만4000명, 신·기보 총 28만2000명 중 14만4000명이 이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IBK경제연구소가 420개 신생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금융환경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5.1%가 직·간접적으로 연대보증 폐해를 경험했다.

그러나 중앙회 관계자는 “연대보증제를 폐지하면 금융기관이 대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중소기업 경영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며 “이를 예방할 수 있는 금융 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