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호출자 제한 대기업으로 63개 기업집단이 지정됨에 따라 소속 계열사 수가 1831개로 사상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1987년부터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기 위해 상호출자제한제도를 도입한 이래 상호 간 출자에 제한을 받는 기업 수가 가장 많아진 것이다. 특히 최근 정치권에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어남에 따라 이번 지정은 더 큰 의미가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2일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63개 집단과 소속 계열사 1831개 기업집단을 ‘2012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가장 많은 대기업집단이 지정된 2008년(대기업 집단 79개, 소속 계열사 1680개)과 비교할 때보다 계열사 수가 151개나 더 많다. 전년 보다는 집단은 8개, 계열사는 277개가 증가했다.
이번에 새로이 포함된 업체는 한라, 교보생명보험, 태영, 한국타이어, 이랜드, 부산항만공사, 한국수자원공사, 인천도시공사, 농협 등 총 9곳이다. 지정이 제외된 곳은 SK에 편입된 하이닉스로 총 1개다.
자산 총액 기준 10대 기업 순위를 보면 지난해와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 삼성은 올해도 역시 1위를 차지했고 4위부터 9위까지도 작년과 동일하다. 단지 지난해 2위와 3위를 각각 차지했던 한국토지공사와 한국전력공사의 순위가 바뀌었으며 지난해 10위였던 한국도로공사가 11위였던 GS에 자리를 내주었다.
63개 집단의 평균 자산총액은 31조4000만원으로 지난해(55개 집단) 평균 자산총액(31조7000억원)보다 3000억원(0.9%) 감소했다.
특히 자산규모 100조원 이상 기업집단은 지난해 삼성,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현대자동차 등 총 4개에서 올해 SK와 LG의 자산총액이 올해 처음 100조원을 상회해 6개로 늘었다.
부채현황을 보면 부채비율(금융보험사 제외)은 112.1%로 전년(110.9%)보다 1.2%포인트 증가했다. 기업집단 유형별로 보면 공기업집단의 부채비율은 증가한 반면 민간집단의 부채비율은 전년과 거의 유사해 공기업 집단의 부채비율 증가가 전체 부채비율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집단의 평균 매출액은 23조2000억원으로 전년 보다 8000억원(3.6%) 증가했다. 기업집단별 매출액을 보면 삼성 224조8000억원, SK 154조7000억원, 현대자동차 148조9000억원, LG 111조8000억원, 포스코 79조7000억원 순이었다.
매출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집단은 하이닉스를 인수한 SK로 전년에 비해 43조7000억원 늘었다. 그 다음으로 현대자동차 25조1000억원, 삼성 15조6000억원, GS 15조3000억원, 포스코 13조5000억원 순이다.
공정위는 “이번 지정으로 금융위원회, 중소기업청 등 다른 부처의 금융, 중소기업, 세제 등 정책의 대상이 확정되는 효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정위는 오는 7월 지정된 63개 집단 소속회사의 주식소유현황과 지분구조를 분석해 집단별 내부지분율, 순환출자 현황 등 출자구조인 (지분도)와 채무보증현황을 공개한다. 같은 해 10월에는 지배구조현황과 지주회사현황을, 11월에는 내부거래현황을 분석·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