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밸리 24시] 폰카메라 年 4000만개 양산…영상부품 강소기업 '우뚝'

입력 2012-04-0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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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모듈 제조업체 엠씨넥스

2002년 세계 최초 33만화소 카메라폰 개발, 2003년 세계 최초 130만 화소 카메라폰 개발, 2004년 세계 최초 300만 화소 카메라 모듈 개발. 팬택&큐리텔 재직 당시 3년 연속 성공 신화를 이끌며 휴대폰계 마이다스 손이라고 불리우던 엠씨넥스 민동욱 대표.

최고의 발명가 상을 수상하기도 한 그가 1년여의 고민 끝에 2004년 ‘카메라 전문 제조업체’를 직접 설립했다. 창업 7년 만에 매출액 2000억원을 돌파한 엠씨넥스는 중소기업의 성장 저력을 보여주며 또 한 번의 신화를 탄생시켰고 올해 코스닥 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 카메라폰계 성공 신화주역 창업기 = 국내에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휴대폰이 처음으로 상용화 된 지난 1997년 민동욱 대표는 현대전자산업 이동통신·단말기 연구소에 입사했다. CDMA 기반으로 통신기술이 발전하기 시작했던 당시 휴대폰은 흑백바탕에 음성통화와 문자기능이 전부였다.

이에 민 대표는 음원, 칼러, 카메라 등 멀티미디어 기능이 접목된 디바이스 개발을 꿈꾸게 됐다. 특히 2000년 일본 교세라가 세계 최초 외장형 카메라 폰을 내놓으면서 그의 꿈에 시동을 걸었다. 그는 “당시 삼성 등 국내 빅3 제조업체 조차도 부품을 수입에 의존했던 상황이었다”며 “오랜 시간 핸드폰을 만들며 부품에 관심이 많던 나는 부품국산화에 동참하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팬택&큐리텔 연구원이었던 그는 2~3년 간 연구개발 끝에 2002년 ‘세계 최초 33만 화소 카메라폰 개발’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 된다. 3년 연속 130만 화소, 300만 화소 개발에 성공하며 자신감을 갖게 된 민 대표는 결국 2004년 카메라 제조업체 엠씨넥스를 창업했다. 그는 “휴대폰 상용화 1세대로서 카메라폰을 많이 만들다보니 부품 수입 대체 뿐 아니라 일본, 중국 등 수출 가능성도 기대하게 됐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 2번의 위기에도 끄떡없어 = 엠씨넥스는 창업 1년 만에 매출 100억원, 이듬해 300억원을 잇따라 돌파하며 승승가도를 달렸으나, 2007년 첫 위기를 맞았다.

▲민동욱 엠씨넥스 대표이사가 9일 오후 금천구 가산동 엠씨넥스 본사에서 초소형 카메라를 소개하고 있다.(사진 = 노진환 기자)
1997년 이후 10년 간 전성기를 보이던 기가텔레콤, 텔슨전자, 세원텔레콤 등 중견휴대폰 제조사들이 그해 줄줄이 도산한 때문이다.

민 대표는 “휴대폰 시장 성장기가 지나고 브랜드 인지도, 규모의 경제, 기술력 등을 모두 갖춘 대기업들이 급부상하며 중견업체들은 내수, 수출 모두 어려워졌다”며 “이들 중 2~3군데 업체에 납품을 했던 우리 역시 위기를 피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민 대표는 1년을 아주 혹독하게 보냈다. 그는 “모든 임짐원들이 납품 업체에 끊임없이 양해를 구하며 신뢰를 쌓아갔다”며 “팀장급 이상은 보름 간 월급이 지연됐고, 나는 심지어 10개월 간 월급을 가져가지 못했다”고 당시의 어려운 상황을 회상했다.

2008년 리먼사태가 벌어지며 2번째 위기가 닥쳤다. 민 대표는 “엔화 대출금 15억원이 환율 변동으로 인해 24억9000억원까지 늘었다”며 “고스란히 10억원의 손실을 봤지만 더 강해진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위기를 겪으며 휴대폰과 차량 카메라에 초점을 맞췄던 엠씨넥스는 입출금기 등 감시카메라, 가정용카메라 등 제품 다변화를 본격적으로 준비했다. 카메라가 쓰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갔다.

또 1년 간 준비과정 끝에 2008년 차량용 카메라 내수 활성화를 위해 현대·기아차로부터 까다롭기로 유명한 품질보장 SQ 인증을 획득했다.

시련을 겪으며 민 대표가 얻은 교훈은 제품 다변화와 함께 수출 만이 살 길이었다. 2007년 당시 내수 위주였던 엠씨넥스는 수출에도 힘을 싣기 시작했다.

◇ 해외 진출 모색…1억달러 수출탑 = 엠씨넥스는 2007년 하반기 부터 해외영업, 제품개발 다양성을 추구하며 해외시장을 공략했다. 그 결과 매출액 305억원에서 680억원으로 배 이상 신장했다. 이때부터 수출 비중이 40~50%를 넘기 시작했다.

현재 해외 진출 5~6년 째를 맞은 엠씨넥스는 해외 업체들로부터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에이전시를 거치지 않고 꾸준히 직접 영업을 해 온 민 대표의 전략 덕분이다.

그는 “에이전시를 거치면 빠른 속도로 매출을 올리 수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제품을 가장 잘 아는 우리 직원들이 직접 고객과 접촉해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상해공장(제1공장, 제2공장) 생산라인 모습. 현재 월 600만개의 제품 생산이 가능하며 올해 제3공장이 완공되면 생산캐파가 월 1000만개까지 가능해진다.
특히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의 경우 수년 간의 노력 끝에 신뢰를 얻게 됐다. 삼성 등 국내 업체들이 휴대폰으로 유명세를 탄 덕분도 있지만 무엇보다 일본이 요구하는 구체적인 사항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지켜온 것이 인정받는 가장 큰 이유다.

또 민 대표는 공장 여부가 굉장히 중요한 중국, 대만에서 배송, 원가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위해 창업 1년 만에 중국 공장을 세웠다. 상해는 2개의 공장이 가동되고 있으며 현재 제3공장이 착공된 상태다.

현재 생산캐파가 월 600만개라면 3공장이 완공되면 월 1000만개 양산도 가능하다. 상해 뿐 아니라 홍콩, 대만 타이페이 등에도 거점들이 갖춰져 있다.

향후 미국, 유럽 진출을 고민하고 있는 엠씨넥스의 최근 3년 간 수출액이 전체 매출의 64%에 달할 정도가 됐다. 또 지난해 1억 2500만 달러 규모의 수출을 달성하며 1억 달러 수출탑도 수상했다.

◇ 코스닥 상장 앞둔 예비 중견기업= 엠씨넥스는 지난해 약 4000만개 휴대폰 카메라를 양산해 세계 11위 기업에 올랐다. 국내에서는 800만 화소 이상의 스마트폰용 카메라를 월 100만개 이상 생산하고 있으며 저화소·저기능 물량은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이원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차량용 카메라는 현대·기아차 실적에 힘입어 지난해 국내 1위, 세계 5위 실적을 기록했다. 그 결과 지난해 창업 7년 만에 매출액 2000억원을 넘어섰다.

사장실을 가진 지는 불과 2년 밖에 안됐다는 민 대표의 소박함과는 차원이 다른 급성장이다. 현재 약 20~30개 업체와 납품 거래를 하고 있는 엠씨넥스는 중견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올해 코스닥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거래소에 제출한 상태다.

지난해 매출억 2116억원을 달성한 엠씨넥스의 올해 매출 목표는 2500억원이다. 지난해 지식경제부가 추진한 ‘월드클래스 300’에 선정되며 향후 10년까지 내다보게 됐다는 민 대표는 꿈은 다부지다.

그는 “내년 3600억원 매출 달성을 기반으로 10년 안에 매출 1조2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라며 “좀 더 많은 글로벌 업체와의 비즈니스를 통해 원천기술 및 응용기술을 확보하고 부품소재 개발을 통해 영상 부품 분야의 강소기업을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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