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금융위원장의 '오버'

입력 2012-03-1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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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이전 논란 일자 금투협회장 불러 질책…'고압적 자세' 비난 봇물

금융위원회가 무소불위의 권력집단인가?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최근 금융위의 이전 문제와 관련 박종수 금융투자협회 회장을 불러 고압적 자세로 구두 경고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사건을 두고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이 자율적으로 선출한 민간 단체장에게 고압적 자세로 질책한 것은 있을 수 없는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강하게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박 회장에게 “노조에 적절하게 대응하라”고 으름장을 놨고, 금융위 수뇌부도 “박 회장이 노조를 장악하지 못하고 나자빠졌다”고 힐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발언은 민간단체 길들이기를 통해 상급기관으로서 군림하겠다는 뜻으로 밖에 해석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의 오만한 태도는 이번만이 아니다. 김 위원장은 저축은행 사태 초기에 “하반기 중 더 이상 영업정지는 없다”는 발언과 한은 단독 조사권 요구 때 “금융감독권을 그냥 ‘아무 기관’에나 주자고 할 수는 없다”고 무모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금융 감독 수장으로서 김 위원장의 말 한마디가 큰 파장을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신중하지 못한 발언을 한 것은 문제가 많다는 게 금융권의 목소리다.

이번 금융위 이전 추진 건은 당초 저축은행 사태로 금감원과의 책임소재 문제로 갈등이 깊어지면서 나온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금융위가 세종시 이전으로 비게 될 정부과천청사에 입주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돌면서 김 위원장이 직접 금투협 이전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에서는 금투협 뿐만 아니라 IFC(서울국제금융센터)와 프레스센터 등으로의 이전도 고려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금투협을 제외하고 금융위가 지난해 연간 임대비용 18억5000만원 수준에서 들어갈 수 있는 건물은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과천 이전이 현실적 대안이지만 불편하다는 점 때문에 금융위 내부에서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사실상 금투협 이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다가 여론과 금투협 노조의 벽에 부딪친 것이다.

금투협이 회원사 협회로 운영되는 순수 민간조직임에도 불구하고 업무에 관한 규정 제정·변경·폐지를 금융위에 보고해야 되기 때문에 금융위를 상급기관으로 모실 수 밖에 없다. 이 약점을 이용해 금융위가 3분의1 수준의 임대료만 내고 기존에 입주해 있는 금투협 회원사를 내쫓겠다는 발상은 김 위원장이 전근대적 관치금융 사고에 젖어 있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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