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흔드는 '작전', 테마주 건드리며 법망 빠져나가…일반투자자만 '폭탄돌리기' 피해
스마트폰, 메신저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작전의 양상은 “짧게, 빠르게”로 대변되는 이른바 ‘미니작전’의 형태로 급변하고 있다. 전문 작전꾼들은 금융당국의 조사 강화와 최근 증시 트랜드로 자리잡은 테마주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가고 있다. 매매 방식에 있어서는 단일종목을 시세 조종하는 전통적 방식에서 다수의 차명계좌를 동원해 여러 종목에 동시다발적으로 관여하는 방향으로 지능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갈수록 교묘해지고 치밀해지고, 가히 혀를 내두르게 한다.
최근에는 주식시장에 고의로 악성루머를 퍼뜨린 세력에 대기업 직원까지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지난 1월 메신저를 이용해 경수로 폭발 루머를 퍼뜨려 주가를 하락시키는 등 2차례에 걸쳐 주가 조작에 연루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로 회사원 송모(35)씨와 대학생 김모(19)씨, 우모(27, 무직)씨가 구속됐다. 이들은 루머로 주가지수가 급변하는 과정에서 ELW를 매매해 2900만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불공정거래의 전형적인 특징은 인터넷 주식카페 등을 활용해 허위사실 등을 유포하고, 다수의 차명계좌를 동원해 여러 종목에 동시다발적으로 관여하는 것이다.
불공정거래 방식이 날로 지능화되면서 지난해 시세조종이나 미공개정보 이용 등 불공정거래로 의심돼 심리·감리가 실시된 건수가 전년 대비 20% 이상 급증했다.
최근 증시에서 유행하는 작전의 방식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단타성’.
문제는 작전주 한탕주의가 일반인에게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주가조작은 과거처럼 대규모 인력과 자금을 통원한 ‘기업형 전문 작전세력’의 전유물이 아니다. SNS 급속히 확산되면서 학생이나 주부 등 일반인 누구나 자신이 보유한 종목에 대한 거짓 정보를 불특정 다수에게 유통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했다.
정보 조작이 가능한 것은 물론 시장에 관련 정보가 넘쳐나면서 자신도 모르게 작전주의 수급주체가 될 수도 세력의 일부로 지목될 수 있다는 점은 심각하다.
실제로 최근에는 개인 투자자들이 이리저리 메뚜기처럼 출몰하며 주가를 단기간에 끌어올리고 빠지는 수법이 유행처럼 급속 확산되고 있다.
요즘 증시의 최대 고민거리인 정치테마주에는 ‘대박’을 노린 개미들이 치고 빠지기식의 초단기 시세조종을 벌이면서 평범한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위험성을 알고도 올인하는 투자자들 역시 거품이 꺼질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지만 자신만은 거품이 꺼지기 전에 빠져 나올 수 있다는 헛된 믿음 때문에 정보를 확대·재생산하는 폭탄 돌리기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