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정부가 민간에 개방키로 한 수서발 KTX 운영권 사업에 불참키로 했다.
경험이 전무한 철도 운영권 사업에 대한 리스크가 적지 않는 데다, 최근 민영화 논란이 일면서 대기업 특혜 시비라는 구설수에 오르는 부담을 피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19일 대우건설 관계자는 "실무 차원에서 컨소시엄에 일부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은 사실이지만 내부검토를 거쳐 참여하지 않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는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이 지난 1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코레일이 독점해 온 철도운영사업에 민간경쟁체제가 도입되면 서비스와 마케팅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현재 동부건설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중”이라며 밝힌 입찰 참여 계획을 한달 남짓만에 뒤집은 것이다.
이 관계자는 "검토 결과 교통시설을 운영해본 경험이 없는 건설회사로서 단순 운영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했다"며 포기 이유를 설명했다.
게다가 알짜노선으로 알려진 수서발 KTX노선을 획득하면 특혜시비로 뜻밖의 구설수에 오를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민영화라는 명목하에 이명박 대통령의 고대 라인이 수장으로 있는 대기업들이 KTX 흑자노선을 제공받았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이 고대 출신인 데다, 대우건설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수장인 강만수 은행장의 경우 이 대통령의 최측근 실세로 꼽히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대우건설은 지난 2010년에 작성한 '그린(Green) 고속철도 민간투자 사업제안서'를 둘러싼 현 정부와 밀약 의혹에 대해 “어불성설”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이 사업제안서가 2010년 말 한국교통연구원(COTI)이 작성한 KTX 경쟁체제 도입 관련 용역보고서와 같은 내용이라는 일부 언론의 의혹제기를 강하게 부인한 것이다.
대우건설측은 그린 고속철도 민간투자 사업제안서에 대해 수서~강릉 구간의 KTX 노선을 민간 자본으로 새로 건설하고 일정 기간 직접 운영하는 '민자사업'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최근 논란의 대상인 수서~부산 또는 수서~목포 노선의 '철도 운영권 민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내용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 제안서는 기본적으로는 신설 노선을 건설해 운영까지 하는 수익형 민자사업(BTO)의 형태라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우건설은 수익성이 좋은 구간의 운영권까지 주는 것은 특혜의 소지가 있다는 당시 국토부의 방침에 따라 (사업제안서를) 제출조차 하지 않아 이미 사장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고속철도 건설이 포함되지 않은 순수 운영사업에 주간사로 참여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며 "이번에 정부가 추진하는 수서발 KTX 운영권 민간 개방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