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9명 적발…피해금액만 8억6700만 원
보험료를 횡령한 설계사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총 9명의 보험설계사가 고객의 보험료를 횡령한 것을 적발해 금융위원회에 등록취소 조치를 건의했다. 이번에 적발된 건수는 177건에 이르며 피해금액만 8억6700만원에 달한다.
업체별로는 알리안츠생명이 148건이 적발돼 2명의 설계사가 3억26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삼성생명(4700만원), 교보생명(4400만원), 메트라이프생명(6억5500만원) , 미래에셋생명(4600만원) 등도 2건 이상이 적발됐다. 주로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보험회사에 납부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유용하거나 허위로 보험가입을 하고 초기 납부금을 가로챘다가 적발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객과의 친분관계를 이용해 약관대출을 받거나 계약서를 위조한 사례도 있다.
금감원에 적발된 건수 중에는 500만원 이하의 소액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경우도 있으나, 1명의 보험설계사가 5명의 고객으로부터 6억5500만원이 넘는 돈을 횡령한 사례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횡령 사례를 보면 주로 설계사와 고객이 개인적인 친분을 갖고 있어 자동이체를 거치지 않고 보험료를 설계사에게 직접 줬다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보험료 자동이체시스템과 함께 설계사 교육 또한 확대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보험설계사들의 보험료 횡령이 뿌리뽑히지 않는데는 지나친 실적 위주의 관행이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해 고객 33명으로부터 수억원의 보험료를 가로챘다가 적발된 한 설계사는 지점장의 실적압박으로 무리하게 보험에 가입해 대납한 보험료를 돌려막다가 고객의 보험료까지 유용하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교육을 철저히 시키고 있지만 소속된 설계사들이 너무 많다보니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설계사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