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섭 카이스트 연구팀 연구결과 발표
끔찍한 경험을 잘 잊지 못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치유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국내 연구진이 열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희섭 박사팀은 25일 공포에 대한 기억이 사라지지 않는 쥐의 뇌에 전기 자극을 줘 공포기억을 사라지게 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9·11테러나 성폭행 등으로 충격을 겪은 이들은 꿈이나 생각으로 같은 일을 떠올리며 공포에 휩싸이는 PTSD를 앓기 쉽다. 정신치료와 약물치료가 쓰이고 있지만 좀처럼 아픈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난치성 정신 질환이다.
신 박사팀은 이번 실험에서 공포기억을 없애지 못하는 돌연변이 쥐의 뇌에 전류를 흘렸을 때 신경신호를 전달하는 뉴런이 활성화돼 공포기억의 소멸이 촉진됐다고 설명했다.
주로 감각 신호를 전달해주는 메신저 기능을 하는 유전자가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면 공포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데 이때 시상에 전극을 꽂아 자극해 촉진하면 아픈 기억이 서서히 사라진다는 것.
신희섭 박사는 “약물 치료는 뇌 전체에 작용해 부작용이 생길 수 있지만 전기 자극에 의한 치료법은 뇌의 해당 부위에만 특정한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25일 세계적 과학 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인터넷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