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간 대립으로 장기표류하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가 본격 발효되면서 관련 수혜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관세 철폐로 시장 점유율 확대가 기대되는 자동차(부품)와 IT, 섬유업종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23일 한미FTA비준안이 여권의 직권상정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이원선 토러스 연구원은 “FTA는 두나라간 교역을 증대시키고 원재료 및 중간재의 단가를 낮춰 마진율 개선과 경쟁력 제고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미국의 경우 일본 중국과 FTA 체결을 하지 않은 상태여서 한국의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 제고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미FTA 발효와 함께 관심을 끄는 분야는 단연 자동차업종이다. 특히 초기에는 완성차 업체보다 자동차부품 생산업체들이 더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FTA 발효시점부터 자동차부품에 대한 관세 2.5%가 즉시 철폐된다”며 “한국산 자동차부품은 관세만큼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IT업체들의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의 교역이 늘어나 브랜드 이미지가 강화되면서 간접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전제품과 TV 세트(set) 수출시에 기존에는 1.5%과 5% 수준의 관세를 부과 받았으나 FTA 의 체결로 인해 무관세 적용을 받게 됐다”며 “LCD TV 의 경우 3년간의 유예기간 뒤에 무관세 수출을 시작하고 가전제품의 수입시에도 기존 8%의 수입관세를 부과했으나 FTA의 체결로 무관세 수입이 가능해 졌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전문가들은 물동량 및 여객 수요 증가에 따른 항공·해운, 대미 수출비중이 높은 섬유업체 등도 수혜 업종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한국이 열세에 놓인 농축산업은 일시적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아직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제약, 정밀 기계, 의료기기, 항공 부품 업체들도 고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연구원은 “한미간 입장 차이는 있지만 '비교 우위론에 근간한 ‘자유무역 옹호’ 국가간 FTA 추진의 가장 중요한 근거로 볼 수 있다”며 “한국은 제조업에 비교 우위가 있고 미국은 농축산업과 서비스업에 비교 우위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