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년간 900억달러 투입…스마트그리드는 차세대 산업혁명
중국이 글로벌 스마트그리드 시장을 장악하려는 야망을 보이고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전력공급망에 정보기술(IT)을 결합한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이다.
이 기술은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정보를 교환할 수 있기 때문에 전력 배분을 적절히 하는 등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베이징에서 지난 9월 열린 2011년 스마트그리드 월드 포럼에서 중국 국영 전력업체 스테이트그리드는 오는 2020년까지 스마트그리드 기술에 총 900억달러(약 101조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싱크탱크인 미국진보센터(CAP)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지도자들은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차세대 산업혁명으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 부문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을 장악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마트그리드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신생 산업이기 때문에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작고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의 신흥국들이 이를 도입할 경우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중국산 제품을 구입하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중국은 스마트그리드 시스템의 성공적 정착이 절실하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세계 최대 전력 소비국으로 떠올랐고 전력수요는 앞으로 10년 후 2배, 15년 후에는 3배로 급증할 전망이다.
스마트그리드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정착될 경우 태양광과 풍력 등 그린에너지와의 결합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며 탄소가스를 줄일 수 있고 국민들에게 보다 저렴한 비용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낮에는 태양광발전을 통해 전기를 생산해 따로 저장장치에 담아둔 다음 전기 소비가 적은 저녁에 전기자동차를 충전하는 등 에너지 낭비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선점할 경우 중국은 무선센서와 스마트 전기계량기에서부터 고압송전망, 전기자동차 충전소까지 여러 다양한 분야에서 표준화의 이점도 누릴 수 있게 된다.
중국은 지난해 6월 스마트그리드 솔루션의 주요 22개 분야에 대한 독자적인 기준을 내놓았다.
스테이트그리드는 중국 전체 전력 공급의 88%를 차지하고 있는 독점업체이기 때문에 중국에 진출하려는 외국계 기업은 기준을 따를 수 밖에 없다.
이미 제너럴일렉트릭(GE)과 허니웰, IMB 등 세계 유수의 대기업들이 스테이트그리드의 표준화 작업에 협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