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캡틴]북경현대 백효흠 판매총괄본부장

입력 2011-11-0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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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시장 영업노하우 만리장성 뚫었다

▲북경현대는 위에둥과 아반떼 등 준중형차 중심의 판매전략을 고급차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1월 YF쏘나타의 현지출시는 이러한 전략의 시작점이다. 사진은 YF쏘나타 데뷔 당시 현지언론의 관심은 북경현대에 몰렸다.
중국은 지난 2008년 미국을 제치고 단일 국가로는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부상했다.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인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중국은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시장이다. 자동차 선진국들조차 엄두를 못내는 미래형 전기차 전략을 저돌적으로 추진하지만, 시장 트렌드가 1970년대 수준에 머물러있는 지역도 있다.

현대차는 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다양성과 현지화를 무기로 빠르게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영업사원에서 시작해 북경현대 부사장으로 = 북경현대는 올들어 10월말까지 중국현지에서 61만795대를 판매해 작년동기(56만9787대)에 비해 7.1% 향상됐다. 특히 지난 9월에는 월간 7만3255대 판매로 월간 최대 판매기록을 세웠다.

이같은 북경현대의 약진을 이끌고 있는 주인공은 현지 판매총괄본부장인 백효흠 부사장이다.

현대차 직원들에게 백 부사장은 입지전적인 인물로 여겨진다. 1977년 이제 막 국산 고유모델인 포니가 거리에 쏟아져나올 무렵 영업사원으로 입사한 그가 영업관리와 조직관리 본부장 위치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그는 뜻하지 않게 2008년 첫 해외발령을 받았다. 바로 북경이었다.

“영업사원으로 입사해 임원자리까지 오르고 거대 중국시장 영업총괄을 맡게된 점에 대해 이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개인적인 사명감도 큽니다.”

2008년초 그가 북경현대로 발령받은 지 이제 4년.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에 못지않은 성취감도 맛봤다.

“사실 해외파견근무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2007년도는 북경현대차에게 매우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초기 북경현대 직원들이 많은 고생을 했는데 그만큼의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아 안타까웠던 시기였습니다.”

실제로 2008 리먼쇼크 여파가 불어닥치기 이전부터 글로벌 시장 곳곳에서 경기침체의 그늘이 퍼지고 있었다.

“불황이 눈앞에 보이던 시절이었는데 당시 ‘중국 2공장 건설’이라는 회장님의 결심은 정말 대단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회사의 확장경영전략에 따라 판매와 영업관리 등에 노하우가 있는 사람이 중국현지에 필요하다는 게 경영진의 판단이었겠지요. 제가 이곳까지 오게 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2009년들어 중국현대차의 품질개선 노력과 시장특성에 준 상품기획이 경기회복기와 맞물려 상승세로 이어졌다.

백 부사장에게 성과에 대해 묻자 그는 손사레를 치며 자신의 공을 북경현대 직원과 본사의 전략으로 돌렸다.

“북경 거리 곳곳에 현대차가 가득합니다. 이곳 주재원들이 모두 힘을 합쳐줬고 뜻을 함께해 준 덕입니다. 물론 본사의 전략이 있었고 우리는 철저하게 따른 결과입니다. 어느 누구 한두사람의 공으로 돌릴 수 없는 시장입니다.”

◇각 딜러별 밀착관리를 통해 올해 판매거점 700여개로 = 백 부사장은 영업이라는 기본틀은 한국과 중국이 다를 게 없다고 말한다.

중국시장이 거대한 만큼 그에 걸맞게 주요 거점을 정하고 그 거점을 중심으로 한 위성딜러 체제를 갖추는 등 좀더 세분화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했다.

“첫 해외 근무였는데 국내영업본부의 시장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국시장도 딜러별로 밀착관리에 나섰던 점이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한국에서의 조직 구성이 중국에서도 적절하게 통했다는 것.

그는 현대차의 중국시장 성공을 이끈 원동력으로 핵심역량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가 제품의 경쟁력이다. 북경현대는 아반떼를 바탕으로 현지전략모델로 개발한 위에둥을 비롯해 디자인과 상품성이 뛰어난 제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영업 관리 노하우다. 수십년간 내수시장에서 얻어온 노하우는 거대 중국의 영업관리에 밑그림이 됐다. 북경현대는 올 연말까지 700개 정도의 딜러망을 갖출 예정이다.

“중국시장에서 현대차는 정말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이 24년, 미국 GM이 14년에 걸쳐 일궈낸 누적판매 300만대 기록을 현대차는 8년여 만에 이뤘습니다. 이곳에선 ‘현대 속도’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입니다.”

이제 백 부사장에게는 또 하나의 과제가 주어졌다. 바로 올해 초 첫 선을 보인 YF쏘나타의 중국시장 안착이다.

월 5000대를 판매목표로 정했지만 최근 두달 연속 1만대를 넘어섰다. 9월에는 캠리를 바짝 추격하면서 판매 5위까지 치고 올라섰다.

그는 향후 북경현대의 전략으로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내세웠다. 현대차는 중국 내 독립 브랜드를 선정, 올 연말까지 중국 전용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이다. 3공장 증설에 대한 중국 정부의 조건이기도 하고, 이미 독립 브랜드를 내세운 GM, 폭스바겐 등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더이상 늦출 수 없는 현안이기 때문이다.

3공장이 준공되는 내년 7월께 백 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북경현대 직원들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그에 앞서 새 브랜드를 앞세워 기존시장에 대응하고 YF쏘나타 등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 고급화 전략을 추진한다는 게 백 부사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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