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후 수익률 -24%…장단기 수익률 모두 ‘마이너스’ 자금유출 지속, 운용 설정액 2008년 이후 최저 수준
#2007년 10월,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의 투자 노하우가 집대성 돼 있다는‘인사이트펀드’에 가입한 A는 최근 운용보고서를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최근 선진국 경기침체 우려감이 확산되면서 수익률이 또다시 곤두박질 치고 있었기 때문. 이에 A씨는 설정 후 4년이 지나도록 ‘마이너스(-)’에 허덕이고 있는 이 미운오리 펀드를 버려야 할지, 더 품어야 할지 고민이 많아졌다.
‘미래에셋 인사이트펀드’가 출시 4년째를 맞았다. 이 펀드는 2007년 출시 당시 한 투자자산에 최고 100%까지 투자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운용전략에 출시 직후 2개월여만에 4조6486억원 달하는 자금을 끌어모았지만 4년 후 모습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실제 제로인에 따르면 인사이트펀드의 설정 후 수익률은 20일 기준 -24.56%를 기록하고 있다. 동일유형인 글로벌공격적자산배분 펀드들의 평균수익률인 -23.6%를 0.9%포인트 하회하고 있는 것이다. 수익률 차이가 크지 않지만 순자산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 펀드 전문가는“인사이트 펀드가 이 유형의 순자산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어 글로벌공격적자산배분펀드들의 평균 수익률은 대부분 인사이트펀드를 따라간다”고 설명했다.
이 펀드는 1개월(-5.35%), 3개월(-14.88%), 6개월(14.22%), 1년(-13.61%), 2년(-1.95%) 등 장단기 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권에 머물고 있다. 다만 3년 수익률이 유일하게 50%를 상회하며 선방하고 있을 뿐이다.
이같은 수익률 부진에 자금 유출은 더욱더 가속화 되고 있다. 연초 후 인사이트펀드에서는 7691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아직 1년을 다 채우지도 못한 상황에서 지난해 7731억원 순유출 기록을 바짝 뒤쫓고 있다. 최근 자금 유출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지난해 기록을 넘어설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이에 출시 당시 4조6000억원을 넘어서던 운용 설정액은 2조160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최다 규모를 자랑했던 지난 2008년 5월 29일(7조787억원) 이후 3년만에 최저점을 찍은 것이다. 운용 초기를 제외한다면 실제로는 현재 몸집이 가장 작다.
A운용사 관계자는“출시 당시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인해 시중 자금을 대거 끌어모았지만 운용부분을 두고 우려가 많았었다”라며 “특정 자산에 집중매수는 가능하지만 시장이 하락추세로 접어들면 목표가에 팔아치우기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에셋 측이 철저하게 리서치에 바탕한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을 활용한다고 했지만 글로벌 시장 트렌드와 다르게 투자한다는 논란이 있었다”라며 “‘묻지마식’ 가입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사정이 이렇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4년간 책임운용역을 3번이나 바꿨다. 출시 직후부터 2년 4개월간 펀드를 이끌었던 이헌복 본부장은 2010년 2월 목대균 팀장에게 대표 매니저 자리를 넘겨줬다. 목 팀장은 1년 2개월간 펀드를 이끌다 물러났으며 현재는 안선영 본부장이 펀드를 이끌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10년 장수 펀드인 ‘미래에셋인디펜던스 1호 주식형펀드’의 경우 이후 김성우 매니저가 계속 맡고 있음을 안하면 교체빈도가 잦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인디펜던스펀드의 경우 2009년 간점투자상품법이 실시된 이후만 매니저 교체건수가 확인돼기 때문에 절대적인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며“또한 인사이트펀드 운용은 팀제로 진행하고 있어 대표매니저 교체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개월간 많은 악재와 불확실성이 주식시장에 반영이 됐으나 본질적인 해결책이 제시되는 시점까지 보수적인 대응자세를 유지할 계획”이라며 “최근에는 주식 자산과 관련, 경기변동성에 대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은 국가 및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