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시장규모 3분의1 차지
최근 금융투자업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퇴직연금펀드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미래에셋, 삼성,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직까지 설정액 규모면에서 미래에셋이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삼성과 한국밸류는 각기 다른 전략을 바탕으로 빠르게 몸집을 불려가며 1위 자리를 맹추격하고 있다.
31일 제로인에 따르면 올 초 1조5640억원(공모펀드 기준)에 머물던 전체 퇴직연금펀드 설정액은 26일 현재 2조3583억원으로 증가했다.
업계 1위는 단연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26일 기준 설정액이 무려 6620억원에 달한다. 전체 시장의 1/3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회사의 최대 강점은 해외투자상품 라인업이 상대적으로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머징마켓의 성장 잠재력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이 투심을 자극하고 있다. 실제 6620억원의 설정액 가운데 해외펀드는 1338억원에 달한다. 삼성과 한국밸류의 경우 해외펀드 비중의 거의 전무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설정액이 미래에셋 절반인 3105억원밖에 되지 않지만 최근 탄탄한 리서치 파워를 바탕으로 단기 수익률이 우수하다는 강점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실제 글로벌 주식시장 조정에도 불구하고 삼성자산운용의 대표펀드인 ‘퇴직연금코리아대표40펀드[채혼]’ 의 6개월 수익률은 3.18%를 기록하고 있다. 미래에셋(퇴직플랜40, 0.91%)과 한국밸류(10년투자, 2.09%)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상품 구성 역시 주식형이 전체 설정액의 6%에 달해 미래에셋(2.7%)와 한국밸류(1.5%)보다 월등히 높은 편이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최근 설정액 증가 속도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 초 951억원에 머물던 설정액은 26일 현재 2171억원으로 증가했다. 불과 8개월만에 128%나 불어난 것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감이 확산되면서 가치주들이 재조명을 받은 것이 주효했다. 장기수익률이 우수하다는 점이 투심을 움직였다. 실제 '10년투자퇴직연금' 펀드의 3년 수익률은 44.24%를 기록하고 있다. 미래에셋(30.76%), 삼성(34.55%)를 10~14%포인트 앞서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미래에셋, 삼성, 한국밸류의 연금펀드시장 선점을 위한 3파전 양상이 더욱더 치열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미래에셋이 절대적인 규모면에서 앞서고 있지만 삼성과 한국밸류가 대내외적으로 1위 등극을 목표로 전사적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다”며 “선두주자들의 1위 지키기와 빼앗기 경쟁은 더욱더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