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금융지주 안팎에선 우리카드 분사와 매트릭스 조직체계 도입을 놓고 시끄럽다. 특히 우리은행의 경우 우리카드 분사를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이는 카드 사업이 분사할 경우 순이익 규모 등 은행의 볼륨이 작아져 국내 1등 은행이라는 위상에 적잖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카드 고객은 업계 1위인 신한카드보다 많지만 시장점유율은 7.2%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우리금융은 다음달 초에 금융위원에 우리카드 분사 승인을 신청해 정식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그러나 우리은행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우리은행 한 관계자는 “과거 2조원의 비싼 수업료를 내고 카드를 합병했는데 또다시 분사한다는 것은 이해를 할 수 없다”며 “카드 분사시 조달비용 상승 등 영업여건도 나빠진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우리은행의 이같은 우려도 이해가 가지만 또다른 속내가 있다는 분석이다.
카드 사업이 분사할 경우 순이익 규모 등 은행의 볼륨이 작아져 국내은행 ‘빅4’에서 말석으로 밀려날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재 우리은행을 비롯해 신한·국민·하나은행 등 소위 국내 4대 은행 중 카드사업이 분사되지 않은 곳은 우리은행뿐이다.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우리은행 당기순이익(7652억원)에서 카드사업부문의 평균 순이익을 제외하면 국민은행(8599억원)·신한은행(7855억원)과 현격한 차이가 벌어지는 반면 하나은행(4769억원)과는 격차를 줄이게 된다.
은행업계 고위 관계자는 “우리카드가 평균 2000억원 규모의 당기순익을 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카드분사로 평균 20% 이상 당기순이익이 감소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 자산 역시 4조원 가량돼 사실상 국민은행이나 신한은행과 격차가 벌어질 수 밖에 없어 우리은행의 위상에 적지않은 타격을 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2분기 실적이 현대건설 매각이익이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상황이 더욱 달라진다. 각 은행의 순이익에 포함된 현대건설 매각이익을 제외하면 국민은행 5462억, 신한은행 5185억원, 하나은행 3395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반면 우리은행은 412억원에 불과하다.
한편 우리금융은 세부 절차와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해 심도 있는 검토를 거쳐 연내 카드사업 분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