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없는 엔고 방어책...日, 추가 개입 가능성은

입력 2011-08-1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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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차 양적완화 기대 vs. 공격적인 자체 개입 가능성

엔화 강세가 꺾일 줄 모르고 지속되자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의 시장 개입 효과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4일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에도 불구하고 엔화 가치는 달러당 77엔을 돌파해 3월 동일본 대지진 직후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76.25엔에 다시 접근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지난 1년간 단행한 시장 개입 횟수만 세 차례. 당국의 시장 개입에 의구심을 갖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런던 소재 SLJ매크로파트너스의 스티븐 젠 애널리스트는 “당국의 개입은 엔고를 막는 것이 아니라 둔화시키는 과속방지턱 역할만 한다”며 “개입 때마다 투자가들에게 엔 매수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투기세력에 돈만 벌게 해주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일본 정부가 시장 개입에 소극적인 이유는 있다. 엔고로 자국 수출 기업들이 한국 대만 중국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고 있지만 시장 개입을 단행해도 엔화 강세가 지속돼 추가 개입 여부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은 지난 14일 한 TV 프로그램에서 “시장 동향을 계속 주시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만 되풀이했다.

일본 정부는 다음 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연례 심포지엄에 주목하고 있다. 벤 버냉키 의장이 이번 심포지엄 연설에서 추가 금융완화를 시사할 경우 달러 약세가 일단 멈춰, 엔화 강세가 꺾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버냉키 의장은 2차 양적완화의 일환인 6000억달러 규모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 계획도 지난해 연례 심포지엄에서 결정한만큼 기대감이 만만치않다.

반면 일본 정부의 개입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강하다. 오히려 공격적인 시장 개입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4일에 이어 두 번째 개입이 이뤄질 경우,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최근의 인식을 깨고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기에 걸쳐 실시된 것과 같은, 한층 더 적극적인 통화정책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일본은 2003년 1월부터 2004년 3월까지 1년여동안 총 138회의 시장 개입을 단행했고, 그 규모만 35조엔에 이르렀다. 이후 2004년 3월부터 2010년 9월까지는 한번도 개입을 하지 않다가 작년 9월을 시작으로 올 3월과 8월에 개입에 나섰다.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가능성이 힘을 얻는 것은 추가 개입을 뒷받침할 정도의 여유 자금이 있기 때문. 재무성 자료에 따르면 재무성은 지난 3월 현재 40조엔의 여유 자금 중 8월4일 개입 당시 4조6000억엔만 사용했다. 이는 보유 자금의 10% 수준이지만 하루 개입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시드니 소재 웨스트팩뱅킹의 숀 칼로 외환 투자전략가는 “일본 정부가 새로운 행동에 대해 말할 때는 가볍게 여겨선 안된다”며 “역사적으로 볼 땐 오히려 1회 개입이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싱가포르에 있는 리콘 커런시매니지먼트의 크리스토퍼 브랜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일본의 결의는 단호하다.그들은 개입 방식이 치밀해 적절한 때를 골라 실시한다”며 경계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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