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준 금리 인상이 트릴레마(3중고)에 빠졌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25%로 동결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외적인 불안정한 것도 중요한 요인이지만 우리가 더 관심있는 것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금리정상화는 특정 수치를 목표로 삼는 것이 아니다”면서 “국내 경제 성장, 인플레이션 등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외 불확실성 증가로 국내 경기의 성장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데다 높은 물가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는 점을 염두해 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의 더블딥(잠시 회복했던 경기 재침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김 총재는 “경기 후퇴는 2분기 연속 전분기에 비해 성장률이 낮아져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2009년도 -3.5% 성장에 이어 거의 3년 동안 성장하지 못한 상황을 보면 지금은 역으로 플러스 성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가 금리를 2년간 동결하기로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캐나다 중앙은행도 2010년 4월에 6월까지 동결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며 “시장과의 소통을 더 명료하게 하기로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3차 양적완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1~2차 양적완화와 같은 연장선상에서의 내용은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자물가 전망은 연간 4% 전망을 유지했다. 김 총재는 “8월에는 폭우 영향으로 오른다면 9~10월에는 떨어질 수도 있다”며 “4.0% 전망을 수정할 단계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유가가 하반기에는 떨어져 연간 105달러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외국인 자금이 우리나라에서 이탈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7~8월 유럽계 자금이 상당히 나간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유럽 자금이 나간 것은 한국의 매력이 떨어졌다기 본다는 유럽의 자체적인 문제이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커지면서 자본들이 한국에 몰려 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