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이 시니어창업스쿨을 수료하면 5000만원까지 지원하겠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1000만~2000만원 정도만 지원하고 있어서 예비창업자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비지원 시니어창업스쿨 가운데 창업 전용자금 지원책을 놓고 시중은행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창업 전용자금 지원책은 실효성이 없다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시니어 창업스쿨은 경력과 전문성을 활용해 40세 이상인 시니어의 성공창업을 돕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이다. 중기청은 시니어창업스쿨을 통해 지난해 9월부터 3개월간 816명을 교육시켜 94명의 창업을 유도했다. 올해는 25개의 시니어 창업스쿨 운영기관을 통해 4200명을 교육시킬 예정이다.
시니어창업스쿨을 수료하면 시니어 창업 전용자금으로 최대 5000만원 우선 지원대상 자격이 주어진다. 지원조건은 1년 거치 4년 상환, 금리는 올 3분기 현재 3.89%(변동금리)다. 예비창업자의 창업의지, 사업계획서, 관련경력 등을 심사해 사업성 위주로 지원한다.
하지만 이 과정을 수료한 예비창업자들은 창업 전용자금의 무용론을 주장했다. 수료생 가운데 5000만원까지 지원 받은 사람이 거의 없을 뿐 아니라 대출 과정에서 금액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금융권 실무자들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1000만~2000만원 정도만 대출해 주고 있다.
이 과정을 수료한 P(51)씨는 “교육을 받으면서 창업할 때 필요한 정보를 배우고 현실적인 부분을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갖게 됐다”며 “교육 자체만 놓고 보면 유익했지만 자금지원 부문 때문에 불만이 쌓였다”고 말했다.
P씨는 “최대 5000만원까지 지원한다고 하지만 많이 받아봤자 3000만원이 넘지 않는 것 같다”며 “대부분은 1000만~2000만원 밖에 못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 5000만원까지 지원해 준 전례가 없다는 얘기도 나왔다. L(53)씨는 “금융권 담당자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사람은 없다고 봐도 된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최소 1억원 이상 투자하는데 10%도 안되는 1000만원을 대출해 준다고 해서 포기했다”고 말했다.
중기청 관계자는 “중기청은 대출신청만 받고 금융기관이 대출평가를 실시하고 있어서 시중은행과 평가항목이 똑같다”며 “대출을 적게 받는 이유는 개인의 신용도나 부동산 담보가 적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기청을 거치면 금리나 상환기간에서 우대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