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그룹 계열사 챙기기 가장 심해
대형 금융기관들이 펀드를 판매하면서 `계열사 밀어주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합리적인 펀드 선택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현재 은행과 증권사를 포함해 펀드 판매 상위 10개사의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평균 56.3%에 달했다.
대형 펀드 판매사들이 고객들에게 판 펀드 가운데 절반 이상이 계열사의 상품인 셈이다.
미래에셋증권의 펀드 판매중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상품이 75.6%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다음은 신한은행으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상품이 72.4%에 달했다.
또 한국투자증권 55.8%, 삼성증권 55.2%, 국민은행 50.0%, 하나은행 40.5%, 우리은행 40.1%, 하나대투증권 31.2%, 대우증권 20.1%, 우리투자증권 18.8% 등의 비율을 나타냈다.
금융지주나 금융그룹 소속 금융기관 가운데 10대 펀드 판매 상위사에 들지 않은 회사들도 마찬가지 모습을 나타냈다.
미래에셋생명의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은 96.15%에 달했다. 삼성생명은 53.48%,하나은행은 40.5%였다.
계열사의 펀드 판매는 그룹이나 지주회사의 수익증대와 직결된다. 이 때문에 펀드 판매사들이 투자자에게 유리한 펀드를 소개하기보다 판매보수와 수수료가 높은 계열 자산운용사 펀드 판매에 `올인'하게 된다.
또 현재의 은행과 증권사 위주로 이뤄진 과점적 판매구조에서는 투자자가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특정 펀드를 지정해 요구하지 않는 한 영업점 직원이 추천하는 펀드가 판매될 가능성이 높다.
개인투자 비중이 높은 적립식 투자상품의 은행과 증권사 판매비율은 지난 5월말 현재 98.65%에 달했다.
이런 과점적 판매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투자자문서비스를 제공하는 영국의 독립판매인(IFA)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방카슈랑스처럼 특정자산운용 펀드판매 비율을 일정한도로 제한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