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 리스크·재정적자 우려
국제통화기금(IMF)이 일본의 디플레이션 압력과 재정에 큰 위기감을 표명했다.
IMF는 19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일본에 물가하락 압력이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이를 완화하기 위해선 일본은행이 자산 매입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MF는 일본은행이 장기 국채와 민간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함으로써 디플레 압력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면 일본은행이 보유한 자산 중 3년물 이상 일본 국채 비율이나 회사채 및 상장투자신탁(ETF) 등의 자산 매입을 확대하는 것이다.
IMF의 이같은 주장은 일본 경제 상황이 일본 내부에서 나온 진단보다 훨씬 비관적이라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행은 지난 3월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자산 매입 프로그램 규모를 10조엔으로 기존보다 2배 늘렸다.
현재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이것도 부족하다는 것이 IMF의 주장이다.
실제로 IMF는 일본의 경제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나타냈다.
IMF는 “일본의 경제 전망은 이례적으로 불확실성이 강하다”면서 전력 회복 지연과 다른 선진 경제의 둔화 등을 리스크 요인으로 들었다.
일본의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해 IMF는 올해는 마이너스 0.7%, 내년은 플러스 2.9%로 예상했다.
IMF는 특히 물가 하방 압력이 강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IMF는 향후 2년간의 인플레율을 ‘제로’로 예상했다.
이는 플러스 0.6~0.7%로 잡은 일본은행의 예상과도 다소 차이를 보였다.
IMF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기조적인 인플레율이 마이너스에 그칠 공산이 크다고 본 반면, 일본은행은 상품 가격 상승세에 주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IMF는 또 대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재정 지출은 향후 수년에 걸쳐 국내총생산(GDP)의 24%로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재정지출의 최우선 순위는 대지진으로 망가진 인프라 복구를 꼽았다.
더불어 IMF는 국가 부채 감축을 위해서는 새로운 과세 조치가 필요하다며 내년에는 소비세율을 7~8%로 인상해야 한다고 권장했다. 현재 소비세율은 5%다.
또 외자 유치를 위해 법인세율을 현재 40%에서 35%로 낮춰야 한다며 이에 따른 세수 감소는 소득세제 개혁을 통해 보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IMF는 재정과 국채에 대한 우려도 빼놓지 않았다.
IMF는 “부진한 재정 조율은 국채 가치를 떨어뜨려 금융에도 막대한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정책에 변화가 없으면 국채 발행 규모는 5~10년 내에 전체 개인 금융자산 규모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 경우 일본은 재정적자를 메울 자금을 해외에서 조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