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직테크' 성공하고 싶다면

입력 2011-07-0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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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MDS테크놀로지 대표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로 유명한 나우콤의 문용식 사장이 연초에 책을 출간했다. “꾸준함을 이길 그 어떠한 재주도 없다”라는 제목의 책이다. 그는 대학시절 운동권 출신으로 세 번의 수감생활이라는 특별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나우콤에 대리로 입사, 꾸준히 한 직장에서 한 우물을 판 끝에 주요 주주 겸 성공한 최고경영자가 됐다.

국순당의 배상면 회장의 경우는 어떠한가? “약주의 맛과 효능이 뛰어나면 언젠가는 소비자가 알아줄 것이다”라는 믿음으로 연구·개발(R&D)에 꾸준히 투자한 결과, 현재는 시가총액 2000억원 이상의 기업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락앤락 김준일 회장 등도 자기 분야에서 노력 끝에 대표적인 재력가가 된 사례다.

최근 형편이 어려운 지인을 도운 적이 있다. 명문대 인기학과 출신으로 한 때는 꽤 잘 나가는 국내 최대 기업의 한 곳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사업도 그럭저럭 했다. 그런데 이 친구의 가장 큰 문제는 어떤 직장이든, 어떤 아이템이든 진득하게 버티지 못하고 자꾸 옮긴다는 것이다.

그 결과 다양한 업종과 아이템을 다뤄 보았지만 이른바 남들과 차별화된 그만의 그 무엇은 없다. 결과적으로 시도는 많았는데 남은 것은 없고 급기야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신규 인력 채용을 위한 서류심사나 면접 시 빈번하게 직장을 옮긴 지원자를 가장 부정적으로 본다.

다니던 회사가 파산, 구조조정, 임금 체불 등의 사유로 이직을 했다면 어느 정도 이해를 하지만 조금 더 나은 근무환경과 연봉만을 좇는 이력을 갖고 있거나 그러한 의심이 가는 지원자는 거의 뽑지 않는다. 아마 대다수의 다른 회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물론 직장을 옮겨서 혹은 업종을 바꿔서 성공한 사례도 많다. 연예인, 기자 등 다른 전문분야에서 성공 대로를 달리다가 기업인으로 성공한 케이스도 종종 기사화 되곤 한다.

또 사업적으로는 하드웨어 중심의 IBM이 소프트웨어 대표 기업으로 변신해 성공한 케이스가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이러한 경우 새로운 분야에 전문성을 발휘하고 한 차원 높은 성과를 내기 위해 갑절 이상의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성공 확률이 한 우물 파기보다는 상당히 낮다는 점에 있다. 그리고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선천적 탁월함이 많이 요구되는 것도 사실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임베디드 시스템과 솔루션 시장은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지만 사업영역과 아이템은 수십년 내에 사라지진 않을 것이기 때문에 한 우물을 팔 만한 가치가 있음을 임직원들에게 평소 강조해왔다.

더욱이 회사가 크지는 않아도 재무적으로 매우 탄탄하고 역량과 품성이 좋은 임직원이 많아 성장에 필요한 수맥과 수원이 충분함을 내·외부에서 인정을 하니 그러한 메시지가 단지 임직원을 붙들어 보려는 사탕발림에서 나온 것은 아니라는 것을 구성원 대다수가 인정을 하는 것 같다.

지난 30년간 1300개 미국 상장대기업이 창출한 주주가치를 평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속적 성장의 비결은 사업다각화나 이질적 제품의 믹스보다는 오히려 “특정 유형의 매출”이었다고 한다.

즉 한 우물을 파야 전략, 제품과 서비스에서 끊임없는 내부 혁신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고객에게 10배의 가치를 반복 창출할 수 있고 장기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가장 중요한 재테크가 직테크”라는 말을 많이 한다. 자기 분야에 전문성을 높여 몸값을 높이는 기술로 흔히들 말하는데, 자기가 남들보다 훨씬 탁월한 역량을 가졌거나 천재성이 있거나 다재다능한 사람이라면 한 우물 파기에는 아까울 것이다.

그런데 필자를 포함해서 대다수 사람들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기업인 GE에서도 임원을 선발할 때 핵심 기준 중 하나가 전문성(Expertise)이라고 한다. 이 전문성 확보의 첩경은 특정 분야나 사업에 대한 오랜 경험일 것이다.

영어 속담에 “개천과 바위 사이의 대결에서 개천이 늘 이긴다. 힘이 끈기를 못 이긴다”라는 말이 있다.

직테크에서의 성공! 끈기가 필요한 때다. 특히 요사이 조건이나 간판만 보고 쉽게 이직하는 젊은 직장인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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