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회 정무위가 추진중인 후순위채 보장은 포퓰리즘을 의식해 금융시장 질서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는 것이 금융권의 지적이다. 또한 메가뱅크 저지법안은 기존 법안으로도 충분히 대처 가능한 것을 특정 금융사를 막기 위해 내놓고 있는 웃지 못할 법안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는 지난 15일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상정해 법안심사소위로 넘겼다. 개정안은 2012년까지 한시적으로 저축은행 예금 및 후순위채권 전액을 보장해주고 그 적용 시점을 ‘올해 1월부터’로 소급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미 금융당국이 ‘후순위채 불완전 판매 피해신고센터’를 운영키로 하는 등 법적 테두리 내에서 최대한 피해를 보상할 장치를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가 법으로까지 보장해 줄 경우 시장의 혼란만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시장에선 내년 총선을 의식, 지역표심을 잡기 위해 법안 상정을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한 이진복(한나라당)·조경태(민주당) 의원 등 부산지역 의원들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시스템 등을 고려하고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지역의 여론을 돌리는 방식으로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자칫 시장을 혼탁스럽게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회의 메가뱅크 저지법안도 마찬가지다. 정무위 한나라당 간사인 이성헌 의원은 15일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김 위원장에게 “95% 시장 룰은 시장 경제력 집중을 막기 위한 것인데 우리 금융 지주 민영화을 위해 원칙을 바꿔서는 안 된다”면서 “시행령을 바꾸려고 하면 야당이 발의한 법안을 통과시키는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산은뿐 아니라 KB금융지주나 신한금융지주 등이 눈독 들이는 것까지 막겠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가 우리금융지주 매각 입찰에 산업은행의 참여를 배제한데다 메가뱅크를 막기 위해선 금융위의 시행령 개정안만 저지해도 된다”면서 “메가뱅크 저지법은 자치 금융위가 국회에 일일히 보고해 허락을 받아야 하는 ‘식물인간’으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