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무엇이 문제인가]<상>사립대 재정 난맥상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소속 안민석 의원(민주당)이 교과부로 부터 제출받은‘전국사립대학교 2009년 결산집계’에 따르면 325개 대학 적립금 보유액이 10조83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148개 일반대 적립금이 7조7539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134개 전문대 적립금은 2조1679억원, 43개 산업대 및 대학원대는 1616억원이었다.
대학별로는 이화여대가 738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연세대와 홍익대가 각각 5113억원, 4857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또 덕성여대 2494억원, 고려대 2305억원, 숙명여대 1904억원 등 1000억원 이상 적립금을 보유한 대학이 10개 대학에 달했다.
특히 주요 사립대학의 누적 적립금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화여대의 경우 2년 동안 2000억원 이상 증가했고, 연세대도 164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거액의 적립금을 쌓아놓고도‘뻥튀기 예산’을 편성해 등록금 인상을 꾀한다는 점이다.
대학들은 적립금 규모가 10조원에 달하지만 교육 환경 개선 및 장학금 지급 보다 건물 신축 및 교수 등 임직원 임금 인상에 60% 가까이 사용하고 있다.
또 일부 대학은 등록금 160억을 빼내 건축 적립금이라는 명목으로 전환한 것으로 드러났다. 홍익대와 중앙대 등은 각각 545억원과 446억원을 등록금을 적립금으로 전환했다.
이처럼 대학들은 적립금 축적을 위해 주로 한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사용하지 않는 항목을 넣어 예산을 부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대학들의 적립금을 활용할 경우 평균 80만원 정도 등록금을 인하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처럼 상당수 대학들이 곳간에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의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등록금에 의존해 운영되는 대학들도 적지 않다. 등록금 외에 별다른 수익이 없어 구조조정이 시급한‘부실대학’들도 늘고 있다. 2010년 대학별 등록금 의존율을 보면 상명대가 89.3%로 가장 높았으며 단국대 87.1%, 경원대 86.6% 등 70% 이상되는 대학이 15곳에 달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부실대학에 대해 정부가 지원하기 보다는 선별해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관계를 비롯한 유관기관들도 부실대학들에 대해 퇴출 경로를 열어주기 위한 논의를 진행중이다. 지난해 5월 한나라당 김선동 의원은‘사립대학 구조개선의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대학 재정의 양극화가 점점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학들은 이런 저런 이유로 지갑을 굳게 닫고 있다. 국내 주요 사립대 중에 명지대, 이화여대, 아주대, 상명대 등이 등록금은 많이 걷고 상대적으로 장학금은 적게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도권 주요 사립대의 1인당 연간 등록금은 700만~900만원대였고, 장학금은 100만~150만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중 장학금으로 돌려받는 혜택을 빼고 순수 학교비용으로 들어가는 `순등록금`이 대부분 대학에서 연간 1인당 600만원을 훌쩍 넘겼다. 순등록금은 명지대가 83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화여대(721만원) 아주대(705만원) 상명대(704만원) 수원대(704만원) 순서였다.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은 대부분 10%대 초반에 그쳤다. 20%를 넘는 학교는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홍익대 등 7곳이었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관계자는 “대학들이 적립금을 무분별하게 쌓는 것은 문제" 라며 "적립금을 교육환경 개선과 장학금 등으로 학생하게 되돌려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