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섬 거래정지 이후 처음 상장하는 중국기업인 완리인터내셔널이 ‘차이나디스카운트’를 피하지 못하고 상장 첫날 급락, 공모가를 한참 밑돌고 있다.
국내에 상주하는 사외이사, 내부통제관리위원회 등 여러 감시장치를 마련했지만 중국고섬의 거래정지, 중국원양자원의 어선 사진 조작논란 등으로 불거진 중국 기업 기피심리가 발목을 잡았다.
13일 코스닥시장에서 완리인터내셔널은 공모가(4100원)보다 낮은 385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오전 10시 30분 현재 시초가보다 14.16% 떨어진 3305원에 거래되고 있다. 공모가보다는 19.4%나 낮은 금액이다.
완리인터내셔널은 2008년 홍콩에 설립된 지주회사로 중국 외벽타일 업체 2곳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기존 주력제품은 통체타일이며 이달부터 푸첸성(福建省) 장저우(彰州) 신공장에서 테라코타, 도자태양열타일을 양산할 계획이다.
유성모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타일산업은 중국의 유망산업이다.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면에서는 이렇게 급락할 이유가 없는데 시장 분위기에 많이 휩쓸렸다”고 말했다.
삼성증권도 중국기업에 대한 불신이 원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완리인터내셔널은 삼성증권이 상장을 주관한 첫 중국기업이다. 완리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중국어가 자유로운 인력을 3명 추가로 채용하고 지난 1년4개월간 상장 업무에 매달렸으나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
공모가가 희망범위의 최하단으로 책정된 데 이어 청약대금 미납부로 88만주를 떠안았다. 게다가 완리의 주가 급락으로 상장 후 1시간 반 만에 공모가 대비 7억원 규모의 손실을 보게 됐다.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중국 기업에 대한 저평가가 계속된다면 외국 기업의 국내 상장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한국거래소나 국내증권사의 활동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거래소로서도 당장 뾰족한 수를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서종남 상장총괄팀장은 “중국 기업 저평가는 아주 고질적인 문제다. 하루아침에 도깨비 방망이 휘두르듯 해결책을 내놓을 수는 없다. 실무차원에서는 여러 가지 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대책이 나오기까지는 여러 단계에 걸친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