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I)의 2차 발사 실패 후 현재까지 원인 규명 작업에 진척이 없자 한국과 러시아 정부가 조사에 나선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달 중 러시아 연방우주청과 함께 두 나라 정부 차원의 한·러 공동조사단을 구성, 나로호 2차 발사 실패 원인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나로호 2차 발사 직후 1단 로켓을 개발한 러시아 흐루니체프사 및 협력업체 관계자 13명과 상단 로켓을 제작한 항공우주연구원 전문가 13명으로 한·러 공동조사위원회(FRB)가 꾸려졌지만, 올해 초까지 네 차례에 걸친 회의에서 원인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지루한 책임 공방만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양국 정부는 이 프로젝트의 계약당사자(항우연 및 흐루니체프)가 아닌 중립적 전문가 30명 안팎으로 새로운 공동조사단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기존 FRB의 활동은 잠정 중단된다.
우리 측에서는 지난해 6월15일 항우연을 배제하고 17명의 산·학·연 관련 전문가를 모아 출범시킨 '나로호 2차 발사 조사위원회'의 기존 위원 상당수가 조사단에 참여할 예정이며, 정부는 조사단 운영 지원과 창구 역할을 맡는다.
두 나라는 우선 각각 추가 검증 시험과 자체 조사를 진행한 뒤 다음 달 한·러 공동조사단 1차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나로호 3차 발사는 2차 발사 실패의 원인 규명과 개선 조치가 이뤄지고 나서 추진되는데, 사전 준비와 점검에 필요한 시간을 감안할 때 내년 상반기 이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이날 공개된 '나로호 2차 발사 조사위원회'의 잠정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6월10일 오후 5시1분에 발사된 나로호는 이륙 후 약 136.3초가 지나 1차 충격(진동)을 받았고, 다시 약 1초 뒤인 137.2초에 2차 충격(내부 폭발)에 따라 원격 측정이 중단되고 결국 임무에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